by김수헌 기자
2006.08.22 11:00:40
삼성硏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의 향방'보고서
허리케인→유가상승 금리인상→한국수출 악영향 가능성
현 미국경제, `완만한 하강`과 `급랭`의 기로
[이데일리 김수헌기자] 미국 대륙을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 허리케인이 미국 경기둔화 속도를 가늠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허리케인의 피해가 클 경우 유가상승과 금리인상에 따라 미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고,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의 향방`보고서(곽수종 수석연구원)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 경제가 경기하강국면에 진입했다는데는 이코노미스트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는 `완만한 하강`과 `급랭`의 기로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한차례 더 인상되는 것에 그칠 경우 주택경기와 소비가 연착륙, 경기가 완만한 하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택경기 경착륙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금리인상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 경기둔화 속도의 향방에는 허리케인이 변곡점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허리케인의 파급효과는 피해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해에 비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 중앙기상대는 올해 미국에 상륙할 허리케인의 피해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허리케인이 산업시설 등에 직접 피해를 입히면서 경기하강추세 속에 성장률을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카트리나와 데니스 여파로 4/4분기 경제성장이 3/4분기보다 2.4%포인트 급감한 1.7%에 그쳤다는 것이다.
허리케인에 의한 직접 파괴가 적더라도 정유시설 피해 등으로 유가급등이 초래될 경우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며 경기둔화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허리케인 시즌동안 원유저장 및 정유시설이 밀집해있는 남부 주요지역에 피해가 예상된다"며 "허리케인 후폭풍으로 유가가 오른다면 금리인상 압력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경우 금리인상은 단기조정을 위한 성격이 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허리케인의 피해가 클 경우 올해 하반기 미국경기가 급속히 둔화될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에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곽수종 수석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경제의 호조세가 한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때, 8월~10월 중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한 미국경기 급랭 가능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