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스포츠월드 기자
2006.06.22 09:27:30
[레버쿠젠=스포츠월드 제공]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양팀 모두 ‘철의 장막’을 쳤다. 16강 티켓이 걸린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전력 노출을 절대 불허하겠다는 뜻. 그 만큼 상대를 제물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 16강행 티켓을 움켜쥐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2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하노버에서 2006 독일월드컵 축구 G조 최종 3차전을 갖는 한국과 스위스가 철저한 비공개 훈련으로 필승을 다짐했다.
매직 용병술’로 토고전 극적인 역전승과 프랑스전 무승부를 만들어낸 딕 아드보카트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결전의 땅’ 하노버로 떠나기 앞서 실시한 21일 오후 마지막 훈련을 전면 비공개로 치렀다.
이날 오전 레버쿠젠 바이아레나 보조구장에서 가벼운 회복 훈련과 족구게임 등으로 컨디션을 유지한 대표팀은 저녁에는 독일 입성 후 세 번째로 비공개 훈련을 가졌다.
이에 따라 스위스전 선발 라인업과 전술 훈련 내용 등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다. 국내외 취재진이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스위스전을 앞두고 마지막 주전 경쟁이 불을 뿜었다는 사실 뿐. 때문에 토고전 선발로 스리백(3-back), 프랑스전서 포백(4-back)을 내세운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번 스위스전에서는 어떤 라인업을 펼쳐 보일지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두 차례 결전에서도 드러났듯이 선발 라인업이 전체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토고전에서는 후반 수비수 김진규 대신 공격수 안정환을 투입, 4-2-4로 전환하면서 대역전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프랑스전에서는 이을용을 빼고 설기현을 넣어 포백 안에서 변형을 시도했다. 박지성의 위치를 사이드→중앙→사이드로 두 번이나 바꾸며 기적같은 동점골의 발판을 마련한 것.
때문에 스위스전에서도 한 가지 포메이션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훈련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22일 오후 6시15분 스위스전이 열리는 하노버행 전세기에 오른다.
비공개 훈련으로 전력을 꽁꽁 숨기기는 스위스도 마찬가지. 스위스 대표팀의 야코프 쿤 감독은 20일 한 차례 비공개 훈련을 한 데 이어 21일에도 훈련 내용을 취재진에게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멀티플레이어 기각스가 토고전서 복부를 다쳐 한국전에 제외됐지만 다리 근육 염증으로 토고전에 결장한 미드필더 베라미가 팀 훈련에 복귀했다. 16강 진출 뿐 아니라 조1위를 장담하는 쿤 감독은 “기각스가 한국전에 뛸 수 없기 때문에 대체 전술을 찾겠지만 아직 전술 변화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며 “패스 미스와 수비 뒷공간을 활용하는 훈련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비공개 훈련을 통해 누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인가. 양팀의 운명이 걸린 결전의 날이 성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