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수온 상승에…명태 씨 마르고 오징어 급감

by강신우 기자
2024.10.13 14:37:33

국립수산과학원 기후영향 보고서
동해 수온 56년간 1.9도 급상승
2100년까지수온 1~4도 상승 전망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한국 연근해 평균 수온이 전 지구 평균의 2배에 이르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 동해에서는 수온이 1.9도나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국립수산과학원의 ‘2024 수산 분야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를 보면 1968∼2023년 56년간 전 지구 표층 수온이 0.7도 오르는 사이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1.44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층 수온 상승 폭은 동해가 1.9도로 가장 컸으며 서해 1.27도, 남해 1.15도 순이었다.

한인성 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기후변화에 따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강화 등 우리나라 주변을 둘러싼 대규모 기단들의 변화가 극심한 데다 저위도에서 오는 따뜻한 해류의 열 수송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연근해 중에서도 동해의 수온 상승 폭은 서해의 1.5배나 됐다. 동해는 북부 해역은 찬물이고 남부 해역은 따뜻한 물인데 온난화 효과로 찬물과 따뜻한 물의 경계선이 점점 북쪽으로 이동하다 보니 과거 찬물 해역이던 곳이 따뜻한 물 해역으로 바뀐다. 이 때문에 동해에서 수온 상승이 훨씬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동해의 명태 씨가 마르고 오징어는 어획량이 급감했다. 명태는 연간 어획량이 1980년대에는 10만t(톤)이 넘었지만 지난 2007년 이후 1∼2t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해졌다가 2019년부터 어획이 전면 금지돼 러시아산에 의존한다.



오징어는 2000년대에는 연평균 20만t 정도 잡히다가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인 2만3000t까지 줄어 ‘금징어’라고 불릴 만큼 가격이 급등했다.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1980년대 평균 151만t 수준에서 2000년대 116만t으로 급감했고 2020년대에는 93만t으로 지속해 감소하는 추세다.

수산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부터 살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고 멸치와 고등어도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다. 반면 주요 난류성 어종인 방어, 전갱이, 삼치는 지난 40년간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수산과학원은 2100년까지 우리 바다 수온이 시나리오에 따라 1∼4도 상승하는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