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래, 건강하십니까?

by조선일보 기자
2008.01.22 10:55:00

[조선일보 제공] 겨울이나 환절기에는 유독 잦은 기침과 가래로 고통을 당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흡연, 대기오염, 반복되는 기도염증, 산업공해와 작업환경의 오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중 담배와 대기오염은 2대 주범으로 되어 있다.

가래는 원래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분비된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되는 양은 매우 적어서 가래로서 느낄 수 없는 정도이다. 다만 호흡기에 각종 자극이나 해로운 물질, 예를 들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 의해서 이러한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게 될 경우 가래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거나 가래 끓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정상인에서는 생성되는 가래의 양 자체가 적고 또한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삼키기 때문에 가래 배출이 거의 없지만, 여자나 소아는 가래가 있더라도 뱉지 않고 삼켜 버리는 수가 많으므로 마른 기침으로 여기기 전에 다시 확인 해 볼 필요가 있다.



가래를 호소한다면 일단 병적인 상태로 간주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는데 우선 가래와 타액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액은 거품이 많고 현미경 검사상 편평상피세포가 많이 관찰되는 반면에 가래는 폐부종을 제외하고는 거품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현미경 검사상 백혈구가 많이 관찰된다.

가래는 점액성과 화농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점액성 가래는 만성 단순성 기관지염, 천식,만성 부비동염에서 많이 관찰되고 화농성 가래는 폐렴, 폐농양, 기관지 확장증 등 감염질환의 특징이다. 그러나 천식 환자에서 가래내 호산구가 증가하면 감염 없이도 화농성으로 보이는 가래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가래나, 푸른빛이나 녹색 등 색의 변화 또는 피가 섞여있는 등 가래의 성질과 상태에 변화가 있다면 호흡기도에 어떤 병변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 먼저 목에 생기는 가래가 코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코가래 (후비루)라면 이비인후과 치료를 요하고 하부기도에서 올라오는 병적인 가래(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폐렴 등이 원인)라면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래는 외관상 물 같은 것, 끈끈한 것(점액성), 고름 모양인 것, 혈액이 섞인 것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허파꽈리에 물이 잡혀 붓는 병(폐수종)과 같이 폐에 혈관의 일부가 정맥혈이 막히어 피가 몰려 일어나는 증세(울혈)가 생긴 경우에는 묽고 맑은 (장액성) 가래가 많이 나오고, 기관지염 ․폐결핵 ․폐렴의 초기에는 끈끈한 성질, 기관지 확장증 ․폐에 고름이 몰려있는(폐농양) ․폐가 썩는(폐괴저) 등에서는 고름 모양의 가래가 나온다.


가래는 삼키는 것보다 배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래는 대개의 경우 삼켜도 별 문제는 없다. 가래에 세균이 섞여 있을 경우는 있지만, 그 정도의 세균은 위액에 의해 대부분 죽는다. 또 삼킨 가래는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다 분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결핵 환자의 가래에는 결핵균이 섞여있을 우려가 있다. 이런 환자가 가래를 삼키면 그 균이 장에 장결핵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폐결핵환자는 가래를 함부로 뱉어도 안 된다.전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가래 배출의 방법은 가래가 나오기 쉬운 체위를 취하고 급격히 숨을 들이 쉬었다가 그 압력으로 내뱉는다. 그러나 신경과민 등으로 인한 헛기침이라면 억제하는 것이 좋다. 불편한 정도가 아닌 간헐적으로 나오는 가래가 있다해서 급격히 나쁜 질환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주위 생활환경을 깨끗이 하고 담배, 먼지, 공기오염 등을 피하고 충분한 영양공급, 수분 섭취와 함께 목에 온습포 또는 증기흡입을 하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대전선병원 호흡기내과 이연선 과장은 “ 가래는 물 청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가래는 감기에 걸렸을 때 기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유익한 것이다”면서 “지나치게 너무 많거나 끈적끈적할 때는 가래배출을 도와주는 방법을 이용해야 하지만 가래는 저절로 기도에서 목구멍으로 나오는데 이것을 삼키면 위로 넘어가서 변으로 나오는 것이 정상적인 경로이다 ”라고 말했다.





아주 드물게 코가 넘어가서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긴 있다. 하지만 코가 넘어가서 가래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코는 위로 넘어가서 변으로 나온다. 만약 코가 기도로 넘어가면 가래가 되기 전에 사레가 들려서 난리가 날 것이다. 물 한 방울이라도 기도로 잘못 들어갔을 때 벌어지는 일을 상상해 본다면 코가 넘어가서 가래가 된다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 물을 많이 마시자
헛기침을 하고 싶은 느낌이 들면 그때 물을 마시자. 적어도 3주가 지나면 이러한 습관이 없어질 것이다.
▷ 따뜻한 물이 도움이 된다.
물을 계속 먹는 것이 불가능할 때, 예를 들어 대중 앞에서 연설하거나, 중요한 면담 또는 이성과 미팅을 하거나 할 때는 레몬즙에 꿀(설탕물)이 곁들여진 따뜻한 물을 마셔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습도를 높이자
특히 겨울은 건조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 될 수 있다. 가습기를 사용하여 실내의 습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 깊게 목을 삼키자
헛기침을 하는 것 보다 깊게 길게 목을 삼키는 행위는 증상을 경감시키기도 한다.
▷ 사탕을 먹어본다
사탕을 먹으면 침을 분비 시켜 후두를 부드럽게 해준다. 그러나 목 캔디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목이 아플 때는 '샤아~' 하게 해주어 도움이 되지만 휘발성 성분 때문에 증상이 악화 될 수 있다
▷ 후비루의 치료
다른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알레르기성 비염과 부비동염으로 인해 코가 목뒤로 넘어 가는 것이다. 이때는 의사의 치료를 필요로 한다
▷ 위식도 역류증
식사 후나 자고 일어났을 때 증상이 심하다면 십중팔구 위식도 역류증과 관련있다. 위산 중화제를 먹어보고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 가래에 혈액의 양도 많고 반복되는 경우: 기관지 확장증. 진균증. 폐농양. 결핵
▲ 혈액의 양은 적지만 반복되는 경우: 폐암. 기관지 확장증. 승모판 협착증, 반복성 폐경색증.
▲ 가래에 실모양의 혈액이 붙어 있는 경우: 급․만성 기관지염
▲ 희거나 분홍색 거품의 가래: 심장질환, 폐부종
▲ 녹슨쇠의 색깔 : 크루프성 폐렴, 폐디스토마 등
▲ 녹색 가래 : 건락성 폐렴, 담즙성 폐렴
▲ 노란가래 : 폐농양
▲ 진한 황갈색 및 검은색 가래(체중감소): 폐암
▲ 붉은 벽돌색 가래 : 프리트레테르 폐렴

이밖에 폐렴, 기관지 확장증, 폐농양 등은 화농성 객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폐흡충증의 가능성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가래의 혈액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잠재성 폐암 등의 가능성도 있다. 반드시 기관지경 검사 등의 정밀한 진단 과정을 필요로 하는 증상이 객혈이라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이밖에 피가래는 피가 점 또는 실 모양으로 섞여 나오는 것으로부터 새빨간 피가 나오는 각혈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가 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폐결핵을 생각하게 되지만 때로는 결핵이 아닌 폐디스토마, 폐암, 심근경색, 규폐, 기관지확장증 등이 있을 때도 나올 수 있다.
검은색 가래가 나오며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심한 오한을 호소할 경우에는 폐렴을, 숨소리가 쌕쌕거리고 기침이 심할 때는 기관지천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 확장증, 만성기관지 천식을 포괄적으로 만성폐색성폐질환 이라고 하며, 2가지 이상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관지염이란 기관지의 급성, 만성염증을 말한다. 급성기관지염은 주로 겨울철에 주기관지에서부터 중간 정도 크기의 기관지에 발생하는 급성 염증으로 대개 기관염과 함께 병발하며 어린이 특히 남아에게 많이 발생한다. 만성기관지염은 가래를 배출하는 기침증상이 1년 중 3개월 이상 계속되고 이같은 증상이 2년 이상 반복될 때를 만성기관지염이라 한다. 노인인구의 증가, 흡연인구의 증가와 공업화에 따라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화나 수면 지장을 초래하고 후두부에 통증이나 쉰 목소리나 숨쉬기 곤란하거나 삼키기 곤란 할 때는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반드시 금연하여 점막을 자극하지 말 것, 적당한 운동, 체중관리, 비타민E, 비타민B2 등 영양 요법을 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흡연, 대기오염, 반복되는 기도염증, 산업공해와 작업환경의 오염이 주 원인. 어린이나 청소년의 기관지염은 세균 감염에 의한 급성기관지염이 대부분으로 병의 경과도 짧지만 40세 이후 성인 층의 기관지염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된 만성기관지염이 대부분.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곤란, 청색증, 심비대 등이 나타난다.
가래 섞인 기침이 특징이며, 가래의 양은 많고, 점액성이며 노란 고름 같은 가래가 나타나는 것은 초기에 증세가 심해졌을 때 뿐. 그러나 병이 진행됨에 따라 고름 같은 가래가 점차 나타나게 된다.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약 15%가 각혈에 의해 가래 속에 피가 섞이는 증세가 나타난다. 또한 만성기관지염은 폐기종을 유발하므로 병 악화에 따라 호흡곤란과 심장장애까지 일어나는 수가 있다.

기관지염은 무엇보다도 안정과 보온이 중요하다. 기도를 자극하는 담배는 절대 금물이며 적당하게 따뜻하고 습도가 충분하도록 실내공기를 조성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더운 찜질을 하면 효과적이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항상 신경써야 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대개 50대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게 되는 심각한 병이므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만성기관지염을 약물로 완치시킨다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작업 환경의 개선으로 기관지의 자극을 줄이며, 감기 등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대전선병원 호흡기내과 이연선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