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PO 주가는 버블?..`아니라는데`

by박옥희 기자
2007.11.07 10:10:05

페트로 차이나, 과거 실적 보면 주가 `버블`
페트로 차이나, `전망 좋다`..생산 규모 증대 예상
기술주, 성장 기대로 종종 고평가..알리바바, 성장성 높아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첫날 급등하면서 중국 주식시장과 같이 버블이 아닌가 하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상하이 증권 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최대 석유업체 페트로 차이나와 중국 최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닷컴이다.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페트로 차이나는 공모가 16.70위안에서 43.96위안으로 상승했고, 알리바바닷컴은 13.50홍콩달러에서 39.50홍콩달러로 올랐다.

중국 IPO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첫날 2~3배나 상승하면서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주가가 그 선에서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계하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긴 했지만 그만큼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버블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과거보다는 향후 그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페트로 차이나가 중국 주식시장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페트로 차이나가 상장하기 이전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이었던 엑손 모빌과 비교하면 순익 대비 주가가 고평가 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전세계 증시에서 엑손모빌의 주가이익비율(PER)은 평균 10배다. 하지만 페트로 차이나의 상하이 A주 PER은 50배다. 홍콩 증시에서도 PER이 20배다.

실적을 봐도 과도하기는 마찬가지다. 작년 엑손모빌의 매출은 3655억달러, 순익은 395억달러였다. 반면 페트로 차이나의 매출은 919억달러, 순익은 190억달러에 그쳤다.

석유 생산 규모를 비교해 봐도 페트로차이나는 작년 10억6000만배럴 규모를 생산했지만 엑손모빌은 15억6000만배럴이나 생산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페트로 차이나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봤을 때 주가 급등이 나름 일리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대부분 주요 석유업체들은 생산 규모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페트로 차이나는 향후 매년 4~6%씩 생산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페트로 차이나가 인수합병(M&A)과 우수한 생산 및 탐사 기술을 통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는 충분한 원유와 가스를 확보해 놓았기 때문이다.

CLSA 아시아 퍼시픽 마켓의 고든 콴 중국 에너지 담당은 "페트로 차이나 주가 전망이 좋다"며 "유가 상승으로 페트로 차이나가 해외 경쟁업체들보다 더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리바바닷컴도 현재 PER이 320배지만 투자자들이 차익실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술주는 때때로 성장 기대 때문에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 닷컴은 미국 나스닥에서 현재까지 256% 상승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온라인 채팅 서비스 업체인 텐센트 홀딩스도 117% 올랐다.

필립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Y.K. 찬 스트래티지스트는 "알리바바닷컴의 가격이 고점까지 상승했는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들은 성장 전망에 기술주를 매입한다"며 "기술주가 때때로 예상보다 더 상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이 현재 중국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69%다.

알리바바 닷컴의 데이비드 웨이 최고경영자(CEO)도 "알리바바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전자상거래 기반시설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며 주가 밸류에이션이 적절하다고 변호했다. 알리바바는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아시아 시장으로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의 내년 순익이 63% 늘어난 10억2000만위안(1억3680만달러)을 기록하고, 2009년에는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