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4.10.26 07:06:39
회전근개 파열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고령·여성에게서 주로 발병
인천세종병원 박준수 과장, 시술 및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 가능, ‘참지 말고 제때 병원 찾는 게 핵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늙어서 그러려니 포기하고 있었는데, 쌩쌩해진 어깨에 새 삶을 찾은 것 같습니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A씨(73·여)는 평생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 치열한 사회생활은 안 해봤어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가정을 돌봤다. 평범했던 어느 날, 갑자기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특별히 심한 운동을 하거나, 어디 부딪친 것도 아닌데 의아할 따름이었다.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포기하고 지내길 몇 년, 이제 팔이 올라가지도 않을 정도로 어깨 상태가 악화됐다. 수소문 끝에 찾은 인천세종병원 척추관절센터. 진단은 놀라웠다. 어깨를 돌리게 하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파열된 것이다. 조금 찢어진 것도 아닌, 회전근개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 터져 있었다. 파열된 근육을 붙이기엔 너무 늦은 상황. A씨는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마침내 팔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됐다.
A씨는 “늙으면 으레 몸이 불편하거니 하고 살았다. 조금 더 일찍 병원에 가 치료받을 걸 후회가 막심하다”면서 “무릎 인공관절 얘기는 많이 들었어도 어깨 인공관절은 생소했는데, 다행히 치료가 잘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에 사는 B씨(54·여)의 상황도 마찬가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어깨통증을 참기에만 급급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진통제를 친구로 삼았다. 그러길 몇 년,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특히 밤에 눕기만 하면 통증은 더 심해졌다. 참다못해 찾은 인천세종병원 척추관절센터. 회전근개가 찢어진 게 확인됐다. B씨는 관절 내시경을 보면서 어깨뼈에 봉합 나사를 고정하고, 찢어진 힘줄을 실로 떠서 온전히 꿰매는 수술(회전근개 봉합술)을 받았다. 수술 후 몇 개월, 어깨에 작은 흉터만 남고 더는 통증은 없다.
B씨는 “살다 살다 이런 통증은 처음 느꼈다. 넘어지거나 부딪친 것도 아닌데, 내 몸이 이렇게 망가지다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나처럼 ‘늙으면 아픈 게 당연하지’하는 생각은 버리고, 문제가 있다면 얼른 병원부터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깨 환자의 기하 급수적 증가와 함께 고령 및 여성에게서 ‘회전근개 파열’이 이슈가 되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무리한 사용 또는 외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줄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어 파열로 이어지는 퇴행성 원인이 가장 많다. 여성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으며, 단순히 오십견으로 생각하고 주사 치료만 유지하다 결국 힘줄 파열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무작정 참으며 병을 키우기보단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즉시 찾아 제때 치료할 것을 강조한다.
◇ 회전근개 파열이란?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는 견갑부와 팔을 연결하는 어깨를 둘러싼 네 개의 힘줄로, 팔을 들어 올리거나 어깨를 돌리는 기능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이 힘줄 자체가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운동범위가 줄어든 현상을 말한다. 어깨 관절을 이루는 관절 주머니가 쪼그라들어서 어깨의 관절 범위가 줄어드는 것이다.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오십견이 발생하기도 하고, 오십견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어깨 힘줄에 염증이 악화되면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하기도 한다.
당뇨, 갑상선 질환, 유방 질환, 외상 등 다양한 요인이 오십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들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어깨 통증이나 범위 감소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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