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中이 日에 공장을…화웨이, 지바현서 본격 생산 가동

by김인경 기자
2017.06.29 07:53:49

기술력 뛰어난데다 양국 인건비 격차 줄어
“중 제조업 해외 진출 활발해질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일본에 공장을 짓고 생산에 나선다. 중국 기업이 일본에 공장을 신설해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화웨이가 올해 중 일본 지바현 후바나시에 있는 DMG MORI 정밀기계 공장 부지에서 통신장비 등 관련 장비 생산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억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만 5200억위안(90조원)에 이르는 중국 대표 기업 중 하나다.

화웨이는 일본 지바현 후바나시에 있는 세계적인 기계장비기업 DMG 모리 정밀기계 부지와 건물을 이용해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 생산에 나선다. 초기 투자액은 50억엔(510억원) 정도이며 향후 추가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화웨이가 이번 일본 현지 공장을 통해 일본 시장 공급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기업의 일본 진출은 2000년대 후반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들이 장기불황으로 파산하며 중국 기업이 인수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일본 가전제품 유통업체 라옥스가 중국 쑤닝에게로 넘어갔고 혼마골프와 의류업체 레나운도 중국 기업에 인수됐다.

여기에 이제 일본을 연구개발 거점으로 쓰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해 이미 자동차 대기업 창청자동차가 일본에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ZTE도 사물인터넷(IoT) 연구소 등을 도쿄 도내에 건설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의 기술력도 뛰어나지만 두 나라의 인건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현재 일본의 인건비가 중국보다 비싸긴 하지만 중국 인건비 역시 최근 급등하며 양국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일본 생산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앞으로 일본의 제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보다 중국 제조업이 일본에 진출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