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인간 뇌 구조 닮은 새로운 '시냅스 칩' 발표..감각까지 읽는다
by김현아 기자
2014.08.09 10:54: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IBM 과학자들이 컴퓨팅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중요한 발표를 했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백만 개의 뉴런1(programmable neurons)과 2억5600만 개의 시냅스2(programmable synapses), 1와트로 초당 460억 번의 시냅틱 작동이 가능한 새로운 뉴로모픽 컴퓨팅 칩을 개발한 것이다.
이 칩은 현존하는 CMOS4 칩 중 가장 큰 칩 중의 하나로, 54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동된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실시간 작동시 소비 전력은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훨씬 적은 70mW로 동작된다. 우표 크기에 불과하며 보청기 배터리 수준의 전력으로 작동하는 뉴로시냅틱3 슈퍼컴퓨팅 기술은, 시각, 청각, 복합감각과 같은 인지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법을 바꾸어 과학, 기술, 비즈니스, 정부, 사회를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사이언스지에 실린 이번 연구는 코넬 공대와의 합작으로 이뤄진 것으로, 인지 컴퓨팅 기술을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 칩은 인간 두뇌의 인지 역량과 초저전력 소모 면에서 기존 컴퓨팅 기술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IBM 과학자들은 신경과학에서 영감을 받아 확장성과 효율성이 높으며, 전례 없는 컴퓨터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이는 1946년부터 사용되어온 폰 노이만(von Neumann) 구조5를 뛰어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에 발표된 2세대 칩은 2011년에 공개된 최초 싱글 코어 하드웨어 프로토타입과 2013년에 공개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및 칩 시뮬레이터 등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등 10여년간의 연구개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인지 칩 아키텍처는 4096개의 분산된 디지털 뉴로시냅틱 코어로 구성된 2차원 온칩(on-chip)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6를 갖추고 있다.
각 코어 모듈은 메모리, 연산, 통신이 통합됐고, 이벤트 발생에 따라 병렬적으로 무정지형(fault tolerant) 방식으로 작동된다. 단일 칩의 한계를 넘어 시스템을 확장하기 위해, 인접한 칩들을 타일 구조로 배치하면, 칩들이 서로 원활하게 연결되면서 미래의 뉴로시냅틱 슈퍼컴퓨터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준다. 확장성을 시연하기 위해 IBM은 1600만 개의 프로그램 가능한 뉴런과 40억 개의 프로그램 가능한 시냅스로 구성된 16칩 시스템을 선보였다.
IBM 펠로우 겸 IBM 리서치 뇌 구조 컴퓨팅(Brain-Inspired Computing) 부문 수석 과학자인 다멘드라 모드하(Dharmendra Modha) 박사는 “IBM은 인지 컴퓨팅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면서 “진화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서비스 생태계가 이끄는 차세대 IT 시스템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 구조를 닮은 칩들은 감각 인식이 가능하고 지능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혁신하게 될 것”이라면서 “컴퓨팅 역사상 중대한 변혁의 순간을 만들어낸 IBM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08년부터 시냅스 인지 컴퓨팅 프로젝트를 위해 4단계(Phase0, Phase1, Phase2, Phase3)로 나눠 약 5천3백만 달러의 연구비를 후원했다. 현재 공동 연구기관들로는 코넬공대와 이니랩스(iniLabs)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