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재희 기자
2012.10.10 10:17:51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 등 금융전문가 35명 설문
투자자문사→운용사→증권사 순으로 증시 낙관
''美재정절벽''..핵심 변수로 꼽아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미국의 3차양적완화(QE3) 발표 이후 전고점(2057포인트)까지 한달음에 달려갈 태세던 코스피가 상당기간 쉬어가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껌딱지처럼 보합권에 눌러붙어 있다보니 투자자들의 궁금증은 “올 4분기 중 연중 최고치 돌파가 가능한가”로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답은 확률 상 “YES”이다.
설문조사 결과 4분기 코스피 상단 전망치는 평균 2121포인트, 하단은 1868선으로 집계됐다. 단순 평균하지 않고 분포도로 보면 상단은 2100, 하단은 1900선으로 조정된다. 상당히 보수적(하단) 또는 낙관적(상단)으로 예측한 지수대는 주변으로 밀려나면서 단순 평균한 예상 지수에 비해 상단은 낮아지고, 하단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
기관별로는 투자자문사가 4분기 증시를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문사 5곳 중 예상지수를 제시한 4곳의 하단 평균은 1925, 상단 평균은 2187.5를 기록했고, 운용사 6곳 중 5곳의 예상 지수 하단 및 상단의 평균은 각각 1870, 2120으로 조사됐다. 증권사 24곳의 하단 평균은 1858.2, 상단 평균은 2110으로 자문사보다 각각 70~80포인트 정도 낮았다.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면서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차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VIP투자자문의 김민국 대표와 피데스투자자문의 김한진 부사장은 4분기 코스피 고점을 각각 2300, 2200포인트로 예상했다. 반면 최기훈 신한BNP자산운용사 본부장과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은 각각 2000, 2020포인트를 상단 전망치로 제시해 무려 200~300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최기훈 본부장은 “적극적인 정책 공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이라기 보다는 문제를 뒤로 밀어 놓는 느낌”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실물경제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진 부사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고, 경기회복도 가시화되고 있다”며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수 하단 전망치의 최고치와 최저치도 20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다. 하나UBS자산운용과 김한진 부사장은 4분기 코스피 하단을 1950선으로 제시했고,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1750선으로 예상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이익 추정치의 5% 하향조정 가능성과 미국 재정절벽 및 유로존 재정위기 등이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주식투자에 있어 가장 염두에 둬야 할 변수로 미국 재정절벽과 유럽재정위기, 인플레이션, 각국 정권교체 등의 정치적 이슈, 중국 경기부양책 및 경기 회복 여부 등을 꼽았다. 특히 미국 재정절벽 이슈를 언급한 전문가는 16명에 달한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연말 재정절벽 축소에 대한 불협화음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 이상의 재정지출이 승인될 경우 국제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 이슈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형주와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은 “4분기 중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따라서 재정절벽 관련 정책변수들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당분간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다만 스마트폰 관련주와 효율적 소비주(엔터테인먼트, 온라인쇼핑, 방송, 미디어 등), 중국 내수 소비 관련주는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용어해설
재정절벽: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과 개인·법인 등에 대한 각종 세금감면 혜택 종료에 따라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