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주주 판단 존중..선행매매 의혹, 정식 조사 요청”

by이다원 기자
2023.12.26 09:59:42

MBK 공개매수, 사실상 불발
한국앤컴퍼니 “주주가치 제고”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 지분을 놓고 벌어진 분쟁이 사실상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앤컴퍼니 측이 “주주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가 지분 공개매수를 예고하기에 앞서 수 개월간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오르는 등 선행매매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정식으로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도 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한국앤컴퍼니 측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금번 공개매수 사안에 대한 주주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MBK파트너스가 예고했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가 사실상 실패한 데 따른 의견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그룹 지분을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지분을 최대 27.32%까지 확보하고 경영권을 얻겠다는 취지였다. MBK파트너스는 장남 조현식 고문(지분율 18.93%), 차녀 조희원 씨(10.61%)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2만원 위로 치솟으면서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차남인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을 지지하기 위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효성그룹 등이 지분 매입에 나서 조 회장 우호지분이 커진 것도 변수였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다. 여기에 조 명예회장(4.41%), 효성첨단소재(0.75%) 등까지 더하면 사실상 47.19%가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다.

이에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상 공개매수 마감일이었던 22일 MBK파트너스 측이 “유의미한 청약이 들어왔지만 목표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이번 분쟁이 일단락됐다.

한국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MBK가 공개매수를 선언하기 수개월 전부터 주식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가 40~50%가량 변동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것이 발견되면서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조현범 회장은 “주가가 공개매수 발표 전 몇 개월동안 40~50% 올랐다”며 “금융당국이 사전매매 조사를 더 해봐야 하지 않은지 의문이 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