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7.10.26 08:26:48
초기 치료만 해도 일상생활 가능... 치매 등 합병증 생길 수 있어 꾸준한 주의 필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내 몸이 내 몸 갖지 않다’, ‘이제 나이를 먹어 몸이 말을 안듣는다’는 등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고령에 접어들게 되면 관절과 근육이 점차 약화되면서 젊은 시절과 비교해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외부활동에 제한도 점점 많아지고, 행동 역시 느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의 경우 단순 노화에 따른 증상이라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드리려는 노력을 하곤 한다. 하지만 고령에서 나타나는 운동능력 저하가 반드시 노화에 의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가 겪고 있는 증상을 보다 잘 살피고, 꾸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은 국민의 수가 꾸준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010년 6만 1556명이었던 환자의 수는 2014년 8만 5888명으로 늘었으며, 이는 5년간 연평균 약 8%씩 40% 정도가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파킨슨병을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임과 동시에 환자의 9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이어서 노화에 따른 변화로 인식하여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파킨슨병과 노화를 헷갈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파킨슨병 환자에게 마치 교과서처럼 자주 나타나는 대표적인 4가지 특징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떨림, 경직, 느린 움직임, 자세 불안정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이 모습이 노화에 따른 운동능력 저하와 혼동을 주는 것이다.
운동능력 저하와의 혼동을 막기 위해서는 파킨슨병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가 있는데 파킨슨병은 진행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한쪽 팔이나 다리에 경직,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양쪽 팔과 다리에 경직, 떨림이 생기지만 균형감은 유지 할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양쪽 팔다리의 증상이 심해 걷기가 어려워지고, 네 번째 단계에서는 증상은 심하지만 보조기구를 이용해 활동이 가능한 단계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는 혼자서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데,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일반적인 노화에 따른 운동능력 저하와 구분지을 수 있다.
증상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곤하는데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파킨슨병은 초기부터 제대로 치료만 하면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꾸준한 관리하에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뇌신경센터 이윤주 과장은 “파킨슨병은 질환 자체가 천천히 진행되고, 증상 역시 조금씩 나타나기 때문에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며, “머리에서 소실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약으로 대체하는 치료와 함께 운동 재활 치료를 병행하여 근력 감소를 최소화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파킨슨병은 몸이 느려지면서 생각도 함께 느려지기 때문에 환자가 꾸준히 운동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족들의 인내심과 배려가 요구된다”며, “파킨슨병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합병증인데 자칫 질환을 방치하거나 관리가 소홀할 경우 치매는 물론 당뇨병, 뇌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