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만 38兆 구멍…美 셰일업체 극심한 돈가뭄

by장순원 기자
2015.09.07 09:36:01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미국 셰일업체가 극심한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저유가가 수익성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압력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리서치회사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미 셰일업체의 자본 지출 규모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320억달러(약 38조4000억원) 초과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번 돈보다 쓴 돈이 320억달러나 많다는 얘기다. 이는 작년 전체 적자규모인 377억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 셰일기업의 석유 생산량은 지난 5월과 6월 줄었다. 셰일기업이 돈가뭄에 허덕이면서 시추나 신규 유정을 탐사하거나 시추하는 데 제약을 받을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셰일기업은 그동안 생산량을 늘리려 신주를 발행하거나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해왔다. 셰일기업의 순부채 규모는 지난 2010년 810억달러에서 올 6월말 현재 1690억달러로 늘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서는 돈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셰일기업의 신주발행 규모는 1분기 108억달러, 2분기 37억달러로 감소 추세다. 채권발행도 주춤하다. 상반기 매달 평균 65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7~8월에는 합쳐 17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은행의 자산재평가작업은 셰일기업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다. 은행은 통상 일 년에 두 차례 자산을 재평가하는데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돈줄을 더 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6.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이다.

에드워드 모스 씨티그룹 상품리서치부문 대표는 “셰일기업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