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 무슨 의미?
by정시내 기자
2014.12.21 11:36:48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올해의 사자성어로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뜻의 ‘指鹿爲馬(지록위마)’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21일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7.8%(201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것을 뜻한다. 흑백이 뒤바뀌고 시비곡직이 뒤죽박죽이 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진시황이 죽고 2세인 호해가 황제였던 시절, 권신이었던 조고가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 다른 신하들이 자기 말을 들을지 시험하기 위해 말을 가리켜 사슴이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됐다.
처음에는 윗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 뜻이었으나 지금은 흑백이 뒤바뀌고 사실이 호도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 올해의 사자성어 ‘지록위마’. 올해의 사자성어로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뜻의 ‘指鹿爲馬(지록위마)’가 선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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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며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과 교수도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에 이어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한다’는 것을 뜻하는‘삭족적리(削足適履)’가 23.5%(170명)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다.
3위와 4위는 세월호 참사를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꼽혔다.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의미의 ‘지통재심(至痛在心)’이 20.3%(147명)의 지지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慘不忍睹)’는 20.2%(146명)의 선택을 받아 4위에 올랐다.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은 사자성어 후보 추천위원단이 1차로 사자성어 30개를 추천했다. 또 전공, 세대, 지역을 고려해 선정한 파일럿테스트단 교수를 선정해 이 가운데 5개를 추려내 전국 교수를 대상으로 이메일과 온라인 조사를 통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