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출근길 지하철에서 앞사람 머리 냄새에 두통을 일으킨 적이 있으신지. 음식냄새를 뒤덮는 발 냄새의 향연에 울렁증을 겪었던 경험이 있으신지. 혹시 당신이 이런 악취의 주인공은 아니실는지.
여름이 되면서 '냄새 공포증'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적인 체취와 땀냄새, 각종 향수와 화장품 냄새들이 버무려지면서 특히 남성들의 '냄새 제거'가 최근 인기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마켓 G마켓(www.gmarket. co.kr)에서 네티즌 1835명을 대상으로 '관리하지 않는 남성'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안 좋은 피부', '삐져 나온 털' 등을 제치고 전체 응답자 34.2%의 '참을 수 없는 그의 체취'가 1위로 뽑혔다. G마켓에서만 냄새제거 관련 상품이 6000여 건. 판매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 이제는 냄새도 '관리'하는 시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악취는 이제 그만! 센스 있는 남자라면 신체 구석구석을 향기로 채울 수 있는 비결을 터득해야 한다. 모델은 최규정씨. 협찬=의상:파 코라반, 안경:입생로랑, 구두:샘소나 이트.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머리 감은 후 물기 없어야
일단 감은 머리를 제대로 말리는 게 중요하다. 이희 헤어& 메이크업의 이희 원장은 "두피세포 재생을 위해선 밤에 머리를 감는 게 좋지만, 물기가 없도록 헤쳐 가면서 바짝 말려야 균이 서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여성 두피보다 땀과 유분이 많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럴 땐 녹차 마사지가 효과적이다. 휴그린 한의원 윤동호 원장은 "녹차 찻잎이나 티백을 오랫동안 우려서 화장솜에 묻혀 모발과 두피에 골고루 마사지하면 세정력이 높아 머리 냄새를 없앨 수 있다"며 "모공을 조여주는 효과를 내는 타닌 성분이 있어 탈모예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 인기다. 머리 감을 시간이 없다면, 르네 휘테르의 '나뚜리아 드라이 샴푸'가 도움이 된다. 두피에 뿌리면 먼지와 피지를 흡착해 일시적인 상쾌함을 준다. 회식 뒤 감출 수 없는 '고기 냄새'엔 머리카락용 냄새 제거 스프레이를 준비하자. 애경의 '케라시스 헤어 프레그런스'는 일명 '머리용 향수'로 불린다.
일단 혓바닥까지 골고루 닦는 건 기본. 요즘 남성 패션 종사자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상품 중 하나는 입 냄새 제거제다. 일본에서 수입된 청량제 브레스케어, 미국산 아이스 브레이커스 등 비슷한 제품이 줄을 잇고 있다. 구취 제거 전용 치약도 인기다. 최근 출시된 구취제거 전용 치약 '덴티스테'를 비롯, 존슨앤 존슨의 '리스테린액'과 광동제약 '건치보감 치약'은 구취 제거 효과 덕에 인터넷 베스트 상품에 올라 있다.
천연 물질인 프로폴리스도 항균 효과가 있다. 아름다운 미소 치과 정현철 원장은 "진액의 경우 치아에 달라붙어 오히려 음식물을 붙게 할 수 있지만, 묽게 희석해 마시거나 가글했을 경우 항균과 구취 제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방 치약도 만들 수 있다. 휴그린 한의원 윤동호 원장은 "소루쟁이 뿌리와 마른 잎을 섞어 가루를 내 치약 가루를 만들면 입 냄새는 물론 잇몸의 통증이 멎고 고름이 멎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루쟁이는 ㎏당 1만원 내외로, 한방 인터넷 쇼핑몰에서 쉽게 살 수 있다.
국내 데오도란트 시장은 현재 300억 원대에 달한다. 최근엔 '아저씨 냄새'가 난다며 여성용 제품을 구매하는 게 유행을 타고 있다. 비주컴의 이준 과장은 "롤리타 렘피카나 샤넬 알뤼르 등 부드러운 향의 여성용 데오도란트가 남성 스타일리스트를 중심으로 상당히 인기"라고 전했다.
고운세상 피부과 임현상 원장은 "임시 방편으로는 알루미늄 클로라이드 성분이 포함된 데오도란트를 수시로 뿌려 주는 것도 땀 분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여름철 잘 생기는 피부질환인 피부습진, 피부염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데오도란트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선 겨드랑이 보톡스 시술도 인기다. 일시적인 땀 분비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겨드랑이 보톡스는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으로부터 이미 승인받은 시술이다.
G마켓의 히트 상품 중 하나인 '발 샴푸'와 '발 파우더'는 주간 평균 150건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다. 발냄새, 땀냄새, 노인냄새 등 종류별로 냄새를 제거하는 '에코팀 냄새 제거 스프레이'는 주간 200건 이상 팔린다. '풋스파'도 인기다. '스파 드 이희'의 김진경 팀장은 "페퍼민트나 레몬그라스, 티트리 오일을 이용해 풋스파를 해주면 발냄새를 제거하고 청량감을 주는 데 효과가 있다"며 "온몸 관리 때엔 로즈마리 알코올로 마무리하면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라 특히 남성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체취 이렇게 잡는다. 구취제거 치약 등 각종 방법으로 남자의 냄새를 제거한다. /정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