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반도체도 제재 시동…美정부, 中반도체 불공정 조사 착수
by정다슬 기자
2024.12.24 07:15:29
美USTR 통상법 301조에 따라 조사 개시 발표
조사 수개월 소요…트럼프 행정부서 제재조치 전망
中 즉각 반발 "필요한 조치 할 것"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임기를 약 한 달 남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한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불공정 행위가 발견될 경우 미국 정부는 중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는 “통상법 301조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지배를 위한 행위, 정책,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조사는 수개월간 진행돼 최종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나 발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당선자에게 중국산 반도체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STR은 중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시장 점유율 목표를 설정하고 추구하는 등 광범위하게 불공정하고 비시장적 수단을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정부 보조금으로 빠르게 생산능력을 갖췄고 저가의 반도체를 공급해 미국의 경제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것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우리는 반도체에 대한 회복성 있는 공급망이 필요하다”며 “코로나 때 반도체가 필요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일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USTR는 이번 조사에서 해당 반도체가 방위나 자동차, 의료기기, 항공우주, 통신, 발전, 전력망 등 핵심 산업의 최종 제품에 어떻게 통합되는지도 들여다 본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문에서 “미국은 중국 탄압과 국내 정치적 필요 때문에 새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며 “미국은 반도체법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미국 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유하는데도 오히려 중국 산업의 위협을 과장하는데 이는 명백한 자기모순이다”고 했다.
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 반도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3%에 불과하고 중국의 반도체 대미 수출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이 사실과 다자 규칙을 존중하고 즉각 잘못된 처사를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중국은 모든 필요한 수단을 취해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