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연돈볼카츠 매장·매출도 반토막…업계에서도 "이례적"

by한전진 기자
2024.07.28 14:06:16

매장 2022년 68개서 최근 31개로 급감
연평균 매출도 1300만원…1년 새 40% 줄어
점주 "관리 미비" vs 더본 "매출 오른곳도 있어"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 매장 수와 매출이 반토막 났다. 이를 두고 일부 점주들은 더본코리아가 지난 2018년 SBS 골목식당의 반짝 인기에만 기대 섣불리 가맹점을 모집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상황임에도 본사가 적극적으로 브랜드 관리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가맹업계에서는 더본의 구조적 문제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등록된 연돈볼카츠 정보공개서와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연돈볼카츠는 가맹점 수는 지난 26일 기준 31개로 집계됐다. 앞서 연돈볼카츠는 2021년 8월 20일 출원한 뒤 가맹점 4개를 열었다. 2022년에는 가맹점 수가 68개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49개로 급감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도 줄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은 2022년 2억 5976만원에서 지난해 1억 5699만원으로 약 40% 감소했다. 월평균 매출로 보면 1300만원 수준이다. 일부 지점에선 매출이 반토막 난 곳도 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8개 지점의 홀 매출은 모두 개점 직후 최대를 기록한 뒤 두 달 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나타났다. 실제로 2022년 5월 서울에서 문을 연 매장 매출은 같은해 6월 4502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부터 2043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비슷한 시기 경기도에 문을 연 매장도 월매출이 같은 해 5월 2835만원에서 7월 1255만원, 8월 1088만원 등으로 감소하더니 12월 656만원에 그쳤다. 부산의 한 매장도 월매출이 오픈 직후인 2022년 9월 2916만원에서 10월 1639만원, 12월 1027만원 등으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주최로 지난 9일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한전진 기자)
점주들은 더본코리아 본사의 관리 부실을 주장하고 있다. 애초에 연돈볼카츠의 충분한 가맹사업 준비도 없이 방송의 인기에만 기대 섣불리 점주를 모집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본사가 월 3000만원 이상의 예상매출을 제시하는 등 허위 모집도 있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가맹업계에서도 연돈볼카츠의 매출 급감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탕후루 같은 반짝 유행 사업이 아닌 이상 수개월 만에 40%씩 (매출이) 떨어지기는 어렵다”며 “특히 육류 관련 사업은 매출 변동이 크지 않은 사업군인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브랜드 관리가 잘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더본코리아 산하 외식 브랜드의 수명이 짧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 따르면 한신포차 등 더본코리아 산하 외식 브랜드 22개 중 최근 1년새 가맹점 수가 늘어난 브랜드는 빽다방, 빽보이피자 등 8개에 그쳤다. 특히 2017년만 해도 160곳에 달하던 새마을식당 가맹점은 지난해 101개로 50곳 넘게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본코리아의 실적은 역대 최대다.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4107억원으로 전년(2822억원)보다 45.5%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0.6%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209억원으로 31% 늘어났다. 점주들의 상황과 대조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연돈볼카츠 간판 (사진=연합뉴스)
더본코리아 측은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본사 매출이 최근 급증한 것은 새마을식당 등 대형 점포가 아닌 빽다방 등 소형 점포를 많이 출점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2010년에는 가맹사업 수입만 매출에 포함됐지만 지난해는 유통·호텔 등 사업 매출이 추가된 영향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지난해 매출액 중 18%가 이들 사업에서 거둔 결과”라고 반박했다.

연돈볼카츠 등 점주 매출 감소와 관련해서는 “개점 효과로 매출이 잘 나온 뒤 유지하는 것은 본사와 점주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지 누군가의 일방적인 책임은 아니다”라며 “떨어지는 지점이 있겠지만, 오른(매출 증가) 지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는 또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평균 매출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매출액이 등장했을 뿐”이라며 “이후 예상 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했고, 점주가 검토한 뒤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점주들은 더본코리아가 매출을 허위로 광고하고 상품 가격을 구속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본사와 가맹점주간 진실 공방은 공정위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 8일 더본코리아 가맹사업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공정위 조사는 최장 3년까지 걸리는 만큼 결과가 단시간에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