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3의 후보' 포기…바이든·트럼프 벽 못 넘었다

by이소현 기자
2024.04.05 08:27:32

美 정치단체 노레이블스, 독자 후보 못내
민주·공화 30명 접촉했지만 후보 영입 실패
"제3의 후보=트럼프에 투표"…바이든 불리 관측
''나라 분열'' 대선 우려…정책 캠페인은 계속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목표로 해온 중도 성향의 미국 정치단체 ‘노레이블스’(No Labels)가 출마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제3의 후보’를 찾으려 했으나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재대결 구도가 굳어지면서 결국 유력한 후보를 영입하는 데 실패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


4일(현시지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레이블스가 독자 대선 후보를 내기로 하고 후보 30명을 접촉했지만, 인지도가 높은 후보를 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민주당과 공화당의 여러 인사가 공개적이거나 사적으로 노레이블스의 후보 제의를 거절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 등을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낸시 제이컵슨 노레이블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노레이블스는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구할 때만 후보를 내겠다고 늘 말해왔다”며 “승리한 후보를 찾지 못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행동은 물러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노레이블스가 대선 후보를 내면 중도·진보 표가 더 쪼개지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노레이블스에 반대하는 더그 존 전 상원의원은 “현 시점에서 제3의 후보에 대한 투표는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라며 “노레이블스가 구애한 많은 후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12월 13일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 미국 정치 단체 ‘노 레이블’ 출범식에 사람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노레이블스의 이번 결정으로 이길 가능성이 있는 제3 후보를 원하는 사람들은 실망하겠지만, 노레이블스가 사실상 트럼프를 돕는다고 주장해온 민주당은 안도할 것이라고 AP 통신은 짚었다.

또 노레이블스는 작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자릿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온 진보 성향인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부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WSJ은 분석했다.

노레이블스는 제3의 후보는 내지 않지만, 이번 미국 대선이 나라를 가장 분열시킬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책 대화를 위한 캠페인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노레이블스는 “미국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을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