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크라 교민에 "중국인 신분 드러내지 마라"…왜?

by이선영 기자
2022.02.26 17:04:18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중국이 우크라이나 현지 교민 철수 작업에 속도를 내며 교민들에게 “신분이 드러나는 식별성 표식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25일(현지시간) 딩젠웨이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생한 폭발과 미사일 공격으로 심각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중국 교민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 교민 6000여 명을 향한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사관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전세기를 띄워 귀국을 희망하는 교민들을 데려오겠다고 발표했다. 대사관은 27일 밤 12시까지 탑승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화염이 치솟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딩 대변인은 “대사관은 우크라이나에 주재한 기업과 화교, 유학생의 안전에 관심을 두고 전담팀을 구성해 교민 철수 업무 시나리오를 가동하고 있다”며 ”대사관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비행 안전이 확보되면 현지 교민의 귀국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대사관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국민과 우호적으로 지내고, 사소한 문제를 두고 다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외출을 자제하고, 교전 중인 군인이나 인원에 대한 촬영은 물론 신분이 드러나는 식별성 표식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는 대사관이 전날 내렸던 공지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앞서 그는 현지 중국인에게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등 안보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하며 “집에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운전을 해야 한다면 국기를 눈에 띄는 곳에 부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는 현지 중국 교민들에 의해서 때 아닌 오성홍기 매진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우크라이나 교민은 신분을 드러내지 마라’는 해시태그가 조회 수 7억 회를 넘어서며 핫이슈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어제까지만 해도 러시아군에게 보여주기 위해 오성홍기를 걸었지만, 지금은 감정이 격해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오성홍기를 보고 교민들에게 해코지할 수도 있다”며 대사관의 공지를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이 밖에도 전세기 탑승과 고임금 용병 모집 등 각종 사기 선전에 주의하고, 모든 사항은 대사관 공지에 준해 이뤄진다는 점을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