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효과' 끝났나…자전거 업계 실적 '주춤'

by김호준 기자
2021.11.28 13:43:05

삼천리자전거, 3분기 매출액·영업익 동반 하락
알톤스포츠,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
코로나발 '언택트'로 지난해 깜짝 실적 낸 업계
전기자전거 등 퍼스널모빌리티 신사업 '안간힘'

화창한 가을 날씨에 시민들이 전북 전주시내 천변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코로나발(發) ‘언택트’(비대면) 운동 유행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자전거 ‘빅2’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28일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024950)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43억 3000만원보다 45% 줄어든 23억 7000만원이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337억 5000만원에서 291억 7000만원으로 13.5% 떨어졌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연말 한 번에 적용하던 유통점 관련 비용을 각 분기로 나눠 적용해 실적이 하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로 보면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알톤스포츠도 3분기 영업이익이 80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20억원)보다 96%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액은 123억 8000만원에서 99억원으로 19% 줄었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매출 하락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공유자전거 납품 여부로 매출 차이가 특히 컸다”고 설명했다.

삼천리자전거 접이식 전기자전거 ‘팬텀 마이크로’. (사진=삼천리자전거)
최근 몇 년 간 미세먼지 공습과 시장포화로 침체에 빠졌던 자전거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사회생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실내체육시설이나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이들이 대체 수단으로 자전거를 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액 1208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09억원, 137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5년 연속 적자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알톤스포츠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며 반등에 성공했다.

각 업체는 이 같은 실적 상승세를 잇기 위해 최근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등 퍼스널모빌리티에 주력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를 2019년 13종에서 올해 18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말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페달을 밟지 않고도 자전거도로를 운행할 수 있는 ‘스로틀’ 주행 방식을 적용한 ‘팬텀 이지 라이트’도 새롭게 선보였다.

알톤스포츠는 최근 배달용으로도 활용 가능한 전기자전거 모델 ‘벤조24’, ‘니모27.5’, ‘코디악24S’를 연이어 내놨다. 회사는 지난 10월 카카오모빌리티와 92억원 규모 전기자전거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실내체육시설 이용이나 다른 레저활동이 늘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성장세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 친환경 이동수단이 주목받으면서 새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