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영장기각에 원희룡 측 "어용 수사기관 자처한 공수처 '똥볼"

by황효원 기자
2021.10.27 09:16:51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을 두고 “어용 수사기관을 자처한 공수처의 ‘똥볼’”이라고 주장했다.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민영 원희룡캠프 대변인은 “손준성 검사에 대한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체포영장이 기각되자마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유례없는 무리수가 실패로 끝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첫 단추부터 단단히 꼬여 출범 당시부터 제기됐던 ‘어용 수사기관’이라는 비판을 면할수 없게 됐다”며 “더 큰 문제는 공수처의 무리수가 야당 경선에 개입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공수처는 송영길 대표의 ‘빨리빨리’라는 주문에 호응하듯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손 검사에게 ‘대선 후보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해 조속한 출석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첨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공수처의 무리수는 나쁜 전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한변협 역시 ‘체포영장이 기각되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사 관행이 자리를 잡게 되어 구속영장 청구가 남용될 소지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본권을 경시하는 문화가 수사기관에 뿌리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수사기관이 정부, 여당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나쁜 전례를 만드는 건 주객전도이자 본말전도”라며 “공수처의 존재 이유에 회의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공수처는 어용 수사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국민을 위한 수사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손 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공수처인가 공작처인가”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손 검사 영장 청구는 야당 경선 시점을 노려 체포영장을 건너뛰고 청구한 구속영장”이라며 “사법부가 공수처의 ‘속 보이는 정치공작’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공수처인지 공작처인지 하는 수사기관은 손준성 검사가 출석을 약속하는데도,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면서 “지난 주 토요일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면서도 언론에 밝히지 않고 이틀이 지난 월요일 오후 2시에서야 그 사실을 공개한 것 역시 ‘윤석열을 칠 시점’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