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사모펀드]주차장서 주차요원이 사라지는 까닭

by김무연 기자
2017.10.06 10:51:49

VIG, 업계 1세대 하이파킹 지난해 인수
컨트롤 타워 설치, 무인 시스템 도입 등으로 경영 효율성 제고
주차장 시장 확대 추세, 강한 업체 경쟁력을 보고 투자

하이파킹에서 운영 중인 주차장들(출처=하이파킹 공식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한화 63빌딩, 여의도 IFC몰, 종로타워, 인천문학경기장.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곳들의 주차장은 모두 하이파킹이 운영하고 있다. 하이파킹은 주차장 운영관리, 주차 시스템 유지 보수, 발렛파킹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전문 주차장 운영업체다. 지난해 사모펀드운용사(PEF) VIG파트너스(이하 VIG)에 인수된 하이파킹은 다양한 경영 개선을 통해 시장에서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이파킹과 VIG의 인연은 하이파킹의 탄생부터 시작된다. 지난 2015년 VIG는 윤형관 하이이노서비스 회장을 찾아가 주차장 사업을 분할할 것을 권했다. 하이이노서비스는 지난 1999년부터 주차장 운영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해까지 70여 곳의 주차장을 관리해 온 국내 주차장 관리 업계 ‘1세대’ 업체다. VIG의 설득에 윤 회장은 지난해 주차장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생 법인 ‘하이파킹’을 세웠다. VIG는 즉각 300억원을 투자해 하이파킹의 지분 83.3%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하이파킹을 인수한 VIG는 박현규 전 윌슨파킹 코리아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여 경영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하이이노서비스 시절 제각각 운영되던 주차장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서울 서소문동 본사에 구축했다. 또 운영 중인 주차장에 무인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도입해 인건비 절감에도 힘썼다.



경영 개선은 곧 경쟁력으로 바뀌었다. 인수 후 1년 사이 하이파킹이 운영하는 주차장은 135개로 늘었다.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액과 7억 6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약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파킹은 우리나라 주차장 시장의 5대 업체(하이파킹, 아마노, AJ파크, GS파크24, 윌슨파킹)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 중 30%를 확보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VIG가 하이파킹에 투자한 까닭은 국내 주차장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상업 건물 주차장의 50% 이상을 전문 업체에 맡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아직 10% 선(서울 기준)에 그치고 있어 성장의 여지가 크다는 것이 VIG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물주들이 주차장을 수익창출부서(profit center)로 인식하고 시설 관리업체(FM) 맡겼던 주차장 운영을 전문업체에 의뢰하는 추세도 주차장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철민 VIG 부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무인 주차장 수요가 늘어나는 등 호재도 잇따라 주차장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문 주차장 운영업체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확대되는 주차장 시장, 강한 경쟁력, 단기 매각을 고려하지 않는 주요 경쟁 업체들 등의 요소로 하이파킹은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