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號 '엔진' 단 카카오, 승부수 통할까

by오희나 기자
2016.04.03 11:40:52

엔진-다음게임 합병 완료, 통합법인 '엔진' 출범
PC온라인, 모바일, VR, 스마트TV, 해외 서비스 등 멀티 플랫폼 게임 기업 도약
"카카오 게임부문 수익성 강화..퍼블리싱·수수료 정책 선보여"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카카오가 자회사인 엔진과 다음 게임의 합병을 완료하고 게임부문 수익 강화에 나섰다. 통합법인 엔진을 통해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본격 가동하고 카카오 게임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1일 카카오(035720)는 게임 계열사인 엔진과 다음게임은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법인 ‘엔진’을 출범시켰다.

엔진은 남궁훈, 조계현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외 모바일 사업을 비롯한 경영 전반을 맡고, 조계현 대표이사 부사장은 국내외 PC온라인 및 VR, 스마트TV 등의 신 사업을 책임진다.

엔진은 모바일게임, PC온라인게임을 비롯해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스마트 TV 등 멀티 플랫폼 게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가 주력 사업이던 게임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내놓은 승부수다.

실제로 지난해 카카오 게임부문의 매출은 2323억원으로 전년 2576억원보다 11% 가량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카카오 플랫폼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매출이 하락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내 카카오 게임하기에 ‘게임보드존’ 신설하고 모바일 보드게임을 선보였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최고 경영진 협의체인 CXO 조직내에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최고게임책임(CGO) 직책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남궁 대표를 선임하면서 게임사업에 힘을 실었다.

남궁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게임을 만든 창업 멤버이자 NHN USA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거쳐 게임인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국내 대표 IT기업을 두루 거치고 인디 게임개발사들을 발굴하면서 게임 업계에서 역량 있는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엔진을 게임 전문 계열사로 키우면서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는 이달중 게임사 대상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남궁 대표는 올초 ‘카카오 퍼블리싱 모델’을 선보이며 수수료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카카오가 엔진을 통해 퍼블리싱을 시작하면서 게임하기에 입점하는 기업들의 수수료를 무료로 하고 카카오와 개발사가 각각 6대 4 비율로 나누는 방식이다.

다만, 일각에선 퍼블리싱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넷마블, 넥슨 등이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카카오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의 퍼블리싱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카오의 수수료 정책은 개발사들이 체감하기에 매력적인 혜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합병 법인 엔진은 멀티 플랫폼 게임 기업으로서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독자적 사업 영역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대한민국 게임 산업 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