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15.02.15 11:48:5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KB금융지주가 전직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금융권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파격 발탁으로 KB금융의 이같은 인사 파격은 리딩뱅크를 탈환하려는 KB의 ‘절치부심’을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두 달 간의 검토를 거쳐 지난 13일 선정한 사외이사 후보 7명 가운데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포함됐다.
경쟁사 설립 멤버인 최 전 사장의 발탁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리딩뱅크’ 탈환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항상 신한은행을 배우라며 집행 임원들을 강하게 질책해왔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역시 1등 은행 탈환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신한을 공부하라는 주문을 해왔다.
최 전 사장은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가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사무관으로 재직하다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당시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등 요직을 거쳐 1999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1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마침내 2003년 신한금융 사장을 맡아 라응찬 회장에 이어 그룹의 2인자 자리에 올랐다.
KB금융은 최 전 사장 뿐만 아니라 2007년부터 신한은행 사외이사로 지내다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도 최종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KB금융지주 최종 사외이사 후보로는 김중회 전 KB금융지주 사장,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등이 선임됐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은 후보 선정 이후 고사한 것으로 전해져 오는 27일 후보추천 의결이 이뤄지는 이사회 개최 전까지 사추위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거 학계 편중에서 탈피해 금융업, 회계, 재무, 법률·규제, 리스크관리, 인사(HR) 등으로 전문 분야가 세분화됐다. 특히 금융권 최초로 실시한 사외이사 예비후보 주주제안을 고려해 최종 후보 중에서도 주주추천 후보가 포함돼 주주대표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KB금융 관계자는 “연령대도 45년생~60년생로 안배하고, 출신 학교도 여러 학교로 균형 있게 구성했다”며 “추천경로 별로 균형 있게 안배해 주주, 이해관계자 및 사회적 요구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KB금융 사추위는 올 초부터 두달간에 걸쳐 주주와 외부 서치펌(Search firm) 2개 업체로부터 추천 받은 총 85명의 사외이사 예비후보군에 대해 인선자문위원회의 평가를 집계해 예비후보를 3배수로 압축, 사추위원의 토론과 논의를 거쳐 최종 7인의 후보를 선정했다. 최종 사외이사후보는 자격검증 절차를 거친 후 결격요건이 없으면 오는 27일 이사회를 거쳐 3월 정기주주총회에 사외이사후보로 추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