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3.04.11 09:40:00
중국 신종 인플루엔자 여파로 관련주 변동성 확대
중국 소비재株는 보수적 접근..여행주 우려는 과도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중국 내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가 국내 증시로도 미치고 있다. 동물 백신 관련주가 한동안 급등하는가 하면 수산주가 반사이익 기대로 오르기도 했다. 중국을 여행하려는 수요가 줄수 있다면서 여행주가 급락하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종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가는 지난 2003년 아시아 전역을 공포로 빠트린 사스(SARS) 사례를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파루는 중국 신종 AI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최대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달 말 3000원 선에 불과하던 주가는 지난 8일 장 중 한때 6600원선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글벳도 이달 들어 70% 이상 급등했다. 수산물 가공업체인 신라에스지는 8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가 이튿날 급락했다. 사조오양과 동원수산 등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모두투어는 전날 하한가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 원인으론 중국 신종 AI가 꼽힌다. 2009년 신종플루 등 과거에도 전염성 강한 질병으로 증시가 출렁인 적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히 2003년 사스 사태와 닮은 꼴이라고 평가한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003년 상반기 사스 사태는 이라크 전쟁과 맞물려 글로벌 경기침체를 야기하는 변수가 됐다”면서 “실제로 그 해 2분기 중국의 GDP는 전년동기대비 7.9%에 성장에 그쳐 전 분기보다 2.9%포인트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사스의 여파로 민간소비와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면서 내수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탓에 중국 경제가 주춤했다는 얘기다. 당시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18.1%로 미국의 17.7%보다 높았지만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 철강관, 석유제품, 합성수지, 전자관 등 자본재와 반제품 형태가 주요 수출 품목이었던 덕분에 소비 감소의 영향을 덜 받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대중국 수출 비중은 25%에 근접한다. 게다가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따라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소비재 종목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여행주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신종 AI는 과거 사스와는 달리 사람 사이의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과거 경험상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주가 하락 폭은 최대 15%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내려가겠지만 다시 정상 궤도를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사스가 유행했던 2003년 3월 한 달간 하나투어 주가는 26%가량 급락했고, 2009년 신종플루 당시에는 11.4% 떨어졌다. 하지만 대체 여행지가 부각되면서 일회성 악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