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를 지켜라`..JP모간의 다이먼 구하기
by이정훈 기자
2013.04.07 14:51:11
내달 주총서 이사-최대주주 배석..소액주주도 접촉
CEO-회장직 분리요구 거세..표결결과 `안갯속`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최대 상업은행 JP모간체이스 경영진과 이사회 조직을 지난 2006년부터 7년째 이끌며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있는 ‘제이미 다이먼(사진)회장 구하기’ 작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다이먼이 지니고 있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이라는 두 직책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일부 기관 주주들 요구는 다음달 연례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잠재적 혼란을 피하려는 JP모간은 이번 주총 당일 이사회 멤버들이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뱅가드그룹 등 최대 주주들과 나란히 앉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자리 배치는 JP모간은 물론 미국 기업 주총에서도 아주 이례적인 것이다. JP모간은 이를 통해 회사 경영진이 주요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다른 주주들에게도 압박을 가할 방침이다.
이 뿐만 아니라 작년까지 주요 주주들에게 지지를 당부하는 전화통화와 일부 대형주주들을 면담하는 선에서 그쳤던 JP모간은 최근 실무진들을 총동원해 소액 주주까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간 이사회는 앞서 지난달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자료를 통해 “다이먼의 겸직을 적극 지지한다”며 “의장과 CEO직을 분리하고 있는 많은 금융기관들이 지난 몇년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이먼은 겸직을 통해 실적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JP모간이 이렇게 이번 주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다이먼의 CEO와 회장직 분리에 대한 주주 요구가 그만큼 거세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실제 작년 주총에서도 다이먼의 겸직 반대를 요구한 표가 40%나 됐지만 당시 소위 ‘런던고래’의 장외 파생상품 손실 사고가 알려진 뒤 불과 닷새만에 열렸던 탓에 피해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던 영향이 컸다.
또한 작년에는 표결을 요구한 기관투자가가 미국 최대 공무원 노조 ‘주카운티지역임직원연합(AFSCME) 직원연금’ 한 곳이었지만 올해에는 코네티컷 은퇴연금, 뉴욕주 연금펀드, 영국 헤르메스에쿼티오너십 서비스(HEOS) 등까지 가세했다. 이들 지분을 모두 합치면 1670만주, 회사 전체 주식의 0.4%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내 대표적인 큰손 주주들은 아직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JP모간 주식을 2000만주 이상 보유하고 있는 오펜하이머펀드의 마이클 S. 레빈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CEO와 회장직을 분리한다면 그 만큼 회사내에 더 많은 눈과 귀가 생기게 돼 경영 책임성이 커지는 만큼 나쁜 일이 아니다”고 말해 다이먼의 자리 지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