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창균 기자
2011.04.07 08:57:47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통상 논란이라는 것은, 좋든 싫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을 때 발생한다. 그리고 관심이라는 것은 좋든 싫든 그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됐을 때 생기기 쉽다.
지난달 31일 프레스 데이(Press Day)를 시작으로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2011 서울모터쇼 현장을 가봤다. 이번에도 연례 행사처럼 등장한, "모터쇼냐 모델쇼냐"는 성토 목소리로 좀 뜨거운 모양이다. 막상 뚜껑 열어보니 볼 만한 신차나 이벤트는 적고, 볼 만한(?) 레이싱 모델 여성만 즐비해서 그렇단다.
주장의 사실 여부를 떠나 밤잠 설쳐 기대하고, 비싼 입장료를 치러가며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라면 이런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고 그건 응당한 권리다. 다만 며칠간 현장을 지켜보며 정작 아쉬웠던 것은, 이같은 `논란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 채 소외된 자동차 관련 중견·중소 부품업체 부스였다.
프레스 데이에 기자가 찾은 한 중견 규모 부품업체인 A사 부스는 시종일관 사람들 발자취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한산했다. 오후 4시가 다 된 시간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A사 관계자는 "오늘 이 부스를 방문한 기자는 당신이 처음"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침 일찍 현장을 찾았던 몇몇 임원진은 점심 때가 지나도록 사람들의 무관심이 이어지자 민망해하며 먼저 떠났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국계 부품업체인 B사 부스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B사 관계자는 "일반인 관람객이 차 부품에 관심 갖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그보다 완성차 업계와의 만남을 위해 마련한 자리인데, 언론이 조명해주지 않으니 이런 분위기마저 벌써부터 다운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일부 중소 규모 부품업체들은 이번 모터쇼 조직위를 통해 설명회 일정도 마련한 상태였지만 실제 이들 업체를 찾은 기자는 극소수였다. 같은 시간 다른 부스에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인피니티, 도요타 등 쟁쟁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설명회를 열고 있었기 때문이다. 촉박한 취재 일정에 설명회 시간이 겹쳐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 그들 말처럼 언론이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반성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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