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만나는 셰익스피어 ‘겨울 이야기’

by경향닷컴 기자
2010.01.05 12:20:00

[경향닷컴 제공] 서울시극단이 온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겨울방학 기간 동안 초등학생이 가족과 함께 볼 수 있게 어린이를 소구대상의 중심에 놓고 ‘어린이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제작해 그 첫 작품으로 ‘겨울 이야기’(김석만 연출)를 오는 1월 21일까지 총 34회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한다.

겨울이야기는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해 시련 끝에 찾아오는 재생을 그린 작품으로 다른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그렇듯 신화나 서양의 전래 민화, 북구의 전설(SAGA)들과 유사점을 곳곳에서 보인다.

연극은 리온 왕이 형제 처럼 지내던 이웃나라 왕 세니즈와 자신의 왕비 허마니의 사이를 의심해 세니즈에 대한 암살을 명령하고 왕비가 나은 딸을 부정하며 광양에 버리는 등 여러 사람들에게 끔찍한 운명을 선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6년의 세월과 인연의 힘을 빌어 끔찍한 악연들을 치유하고 화해하게 과정을 보면 지금도 셰익스피어의 극작술에 놀라게 된다.

독특한 성격과 결함을 지닌 인물들을 창조하면서도 이들이 관객의 정서를 완전히 배반하지 않는 보편성도 지니도록 해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하는 셰익스피어 특유의 캐릭터 창조실력이 여러 인물에서 드러난다.



김석만 서울시극단장이 연출과 함께 각색을 담당해 셰익스피어의 말년 작품에 나타나는 인생에 대한 관조와 인간에 대한 해학과 유머를 적절히 다듬어 놓았다.

방대한 이야기 전개과정 곳곳에 마술과 뮤지컬, 퀴즈 형식을 이야기에 녹여 재미와 함께 이야기 전개에 집중과 이완을 주고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라는 무게에 눌려 자칫 미사여구만 늘어 놓듯 급히 이어질 수 있는 대사들이 말 그대로 ‘주옥 같이’ 귀에 들어오게 연출됐다.

‘카밀로’역의 이창직은 충신의 전형성을 벗어 나면서도 따스하고 기품있게 모든 인물을 감싸는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리온’역의 김신기는 우유부단한 폭군에 머물지 않도록 변화와 후회를 품은 왕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세니즈’역의 주성환은 친구에게 억울한 공격을 당하는 왕과 아들문제로 고민하는 왕을 오가며 희비극의 중심을 잘 잡아 주고 있다.

연극 ‘한 여름밤의 꿈’ ‘러브레터’, 가극 ‘금강’, 뮤지컬 ‘폴인러브’ ‘빨래’ 등의 음악감독을 맡아 편안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던 한정림이 작곡을 담당해 뮤지컬 적인 요소도 스며들어 있다.

이 작품은 올 여름 세종문화회관의 <함께해요! 나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교에 선보인 작품으로 아이들의 관심과 성원을 검증받은 작품으로 아동극이라기 보다는 ‘가족극’의 성격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