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가격 추가하락..`재료비도 안나온다`

by김상욱 기자
2008.10.08 09:52:27

1Gb 667MHz 1.5달러 수준 하락..일부업체 변동비 위협
해외업체 감산발표에도 회복 가능성 불투명
치킨게임 막바지..삼성전자 입지 강화 전망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D램 고정거래가격이 마침내 업체들의 변동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D램 생산을 위해 웨이퍼를 사는 것 자체만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 전반기 1Gb 667MHz D램 고정거래가격이 1.5달러로 전달에 비해 7.7% 하락했다. 현물가격 역시 1.19달러로 4.8% 떨어졌다.

1Gb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1.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일부 해외업체들은 변동비를 위협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생산에 따른 손실이 아니라 생산을 위해 원재료를 구입하는 단계부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거래가격이 1.5달러 수준이라면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웨이퍼 등 원재료 구입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일부 대만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D램 현물가격은 이미 변동비 밑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인 만큼 현물시장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경우 손실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정거래가격 1.5달러는 일부 대만업체들의 변동비 수준"이라며 "D램 생산을 위해 웨이퍼를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손실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D램 가격하락이 지속되면서 일본 엘피다, 대만 파워칩에 이어 프로모스도 최근 D램 감산을 발표하고 나섰다.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수준에 직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하락 지속에 대해 3분기에도 공급량 증가속도가 둔화되지 않고 있고, D램 수요가 저조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급과 수요측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향후 D램 가격은 현재 축적된 재고로 인해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재고소진이 진행된 이후 가격하락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을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라며 "시장에 대한 전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하락과 감산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에서 변화의 조짐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이른바 `치킨게임`이 거의 막바지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외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이닉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해외업체들에 비해선 상황이 낫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들이 감산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손을 들고 있는 분위기 아니냐"라며 "앞으로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