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이재명 尹 신년인사회 불참, 잘한 일 아니다”

by박기주 기자
2023.01.03 09:22:24

CBS 라디오 인터뷰
"MB는 직접 전화도…서로를 적으로 보고 있어"
"尹 중대선거구제 개편? 대찬성…지금이 타이밍"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3일 “이번에 (이재명 대표가 신년 인사회에) 안 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문희상 상임고문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문 전 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당 대표로 참석하면) 무척 외롭고 쓸쓸하고, 어떤 때는 화도 난다. 하지만 대통령의 상징성, 국가의 첫날을 시작하는 큰 행사에 그래도 참석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고, 그게 원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충분히 (이 대표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짝을 보냈다든지 전자로 뭐가 왔다든지에도 불구하고 참석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협치를 하려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보기 싫어도 여러 가지로 껄끄럽더라도 대화를 시작해야 협치의 시작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서 자신이 야당 대표였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 측의 대응에도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문 전 의장은 “(협치는) 힘이 있는 쪽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순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한 적도 있다”며 “서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해야 할 국내 정치 지도자들이 상대를 적으로 보고 있다. 타도와 군사 문화의 잔재인지, 자꾸만 상대를 적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문 전 의장은 “이건 절대 안 되는 일이다. 서로가 윈윈하고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하는데 서로 죽이기를 하면 공멸의 정치가 되는 것이다. 이건 정치의 본령과 어긋나는 일”이라며 “그러면 동물과 뭐가 다른가. 포용하고 인내하고 서로 같이 가는 것이 인간들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중대선거구제 등 도입에 대해 “대찬성”이라며 개헌까지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의) 3대 개혁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제일 필요한 건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의 요점은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한 개헌에 있다. 헌법 자체를 고쳐야 한다”며 “우리 정치 현상이 죽기 살기식 사생결단인데, 시스템을 고치려면 선거제도의 개혁과 개헌으로 나타나야 한다. 국회의장과 대통령이 같은 말을 했기 때문에 타이밍이 오는 것 같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헌까지도 생각을 하고 논의를 해서 집권 초기, 1~2년 안에 이걸 해버리지 않는 한 기득권이 설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가 없다”며 “지금 해야 한다. 타이밍이 꼭 맞는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의 행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