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도 교통사고 경상환자로 몸살...‘위플래쉬 개혁 추진’

by전선형 기자
2020.08.09 12:00:0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영국이 교통사고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기준을 명확화하는 등 일명 ‘위플래쉬 개혁(Whiplash Reform)’을 추진한다. 경상환자 보상 분쟁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차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위플래쉬 부상은 목·등·어깨의 연조직에 발생한 염좌, 긴장, 찢김, 파열 등 경미한 부상을 의미한다.

9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영국이 교통사고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 관련 분쟁의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플래쉬 개혁을 추진 중이다. 영국정부는 경미한 부상과 관련한 손해배상 금액, 합의 절차 및 소송비용 배분에 특칙을 마련해 차 보험료를 절감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영국은 2006~2016년 사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한 반면 교통사고 인신상해 관련 분쟁 건수는 오히려 50% 증가했다. 이 중 경상으로 분류되는 위플래쉬 부상 관련 분쟁 청구가 약 85%를 차지했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위플래쉬 부상 관련 분쟁이 보험료 인상을 야기하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자료=보험연구원 제공)

영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위플래쉬 개혁의 주된 내용은 △통증·불편(PSLA)에 대한 보상기준 마련 △합의 시 진단서 등 의료 증빙 확인 의무화 △교통사고 인신상해 소액사건의 기준 상향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부상기간 2년 이내의 위플래쉬 부상으로 인한 통증·불편에 대해서는 법무부장관이 정한 기준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도록 하고, 위플래쉬-합의 시 진단서 등 의료증빙 확인 의무화) 위플래쉬 부상에 대해서는 의학적 증빙이 없는 상태에서 합의, 합의 제안·요구, 합의금 지급·수령을 할 수 없다. 또 영국 법무부는 민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교통사고 인신상해 소액사건 기준을 현행 1000파운드(155만원)에서 5000파운드(755만원)로 상향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위플래쉬 개혁을 통해 연간 11억파운드(약 1조70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 및 자동차보험계약 1건 당 35파운드(5만원)의 보험료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늘어나면서 차보험 손해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전체 교통사고 피해자 중 경상환자 비중은 94.3%다.

이에 전문가들은 영국의 사례를 참고해 국내 교통사고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영국 외에도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캐나다 및 이탈리아 등에서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제도 개혁이 도입됐거나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국내 경상환자에 대한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바,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통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체 보험사기 중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르고 있고, 자동차사고 관련 허위·과다청구를 방지할 필요성도 있다”며 “다만 이러한 시도가 피해자에 대한 부당한 보험금 지급 제한이 되지 않도록, 피해자에 대한 신속·적절한 보상과 보험계약자 부담 경감을 조화롭게 도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