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일가족 사망' 10대 아들은 게임 유튜버...추모 물결
by박지혜 기자
2020.06.12 08:53:1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원주 일가족 사망 사건’으로 숨진 14살 아들 A군이 게임 유튜버로 알려지면서 해당 유튜브 채널에 추모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목표 구독자 1000명 축하드립니다. 우리와 다른 곳에 계셔도 구독자 1000명 목표 달성하셨습니다. 부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항상 응원하고 노력하신 영상 자주 챙겨보고 또 보겠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튜버 ‘YouTuBe 리튬********’가 운영하는 채널에 올라온 최근 동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주로 모바일 게임 ‘배틀 그라운드’ 관련 영상을 올리던 이 유튜버가 지난 7일 강원도 원주에서 일어난 일가족 사망 사건의 아들 A군으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이 애도에 나섰다.
이같은 사실은 한 A군의 지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게임 유저들이 모인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쓰면서 알려졌다. 특히 A군은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에도 영상을 올려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군은 유튜브 채널을 만들며 “구독자 1000명까지 화이팅”이라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12일 오전 현재 채널 구독자는 9220명이다.
| 유튜버 ‘YouTuBe 리튬********’가 운영하는 채널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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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은 “한창 친구들과 신나게 웃으면서 재밌게 놀면서 행복한 추억을 쌓을 때인데 이런 일을 당하셨다니 생각만 해도 얼마나 무서웠을까. 고통스러웠을까 감이 오지 않는다. 영상 댓글만 봐도 정말 좋은 분이었던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깝다”, “저도 또래의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안타깝다”, “같이 게임 하던 게 어제 같은데… 인터넷 상 친구였어도 많이 그립다”는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A군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 친구들이랑 마지막으로 집에 가던 날이 생각나네. 엄마가 네 소식 전해줬어. 난 믿기지 않아. 아무튼 ㅇㅇ아 하늘나라에서도 잘 지내야 돼”라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새벽 3~40대 부부가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2명 모두 숨졌다.
투신 전 폭발음이 들려 아파트 화재 사고로 보였으나, 방 안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A군이 발견됐다.
이 아파트에선 A군과 A군의 부모 등 3명이 함께 있었는데, 폭발 사고가 나고 구조대가 단지에 도착한 직후 40대 아버지와 30대 어머니는 1층 화단으로 함께 투신했다.
어머니는 현장에서 숨졌고, 아버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7시간 뒤 숨졌다.
아파트 내부에선 휘발유 통이 나왔고, A군의 신체에선 흉기에 찔린 상처가 다수 발견됐다. 여기에 부부가 자주 다퉜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오면서 가정불화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A군이 살해된 후 휘발유 유증기 폭발 사고가 났고 이후 부부가 베란다를 통해 동시에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일한 생존자였던 아버지마저 숨지면서 사건 경위는 오리무중에 빠진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사건 현장을 통제한 후 정밀 감식에 나섰고 사인 규명을 위해 일가족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누리꾼들은 “사망 사건이 아니라 살인이다”, “이 또한 아동학대다”, “A군의 비통한 죽음”이라는 등 A군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명확한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