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없다던 매일유업 건물 두채 가진 사연은?

by이승현 기자
2012.12.27 10:18:27

청담동·암사동에 총 290억원대 건물 소유
신규 사업 위해 구입했으나 임대로 사용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내실 경영을 위해 40여 년간 사옥 없이 지내 온 매일유업(005990)이 서울 강남에 100억원대 건물을 두 채나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물 두 채 모두 신규 사업을 위해 샀다가 사업이 추진되지 않으면서 임대를 주고 있어 신규 사업에 대한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강남구 청담동과 강동구 암사동에 각각 1채씩 건물 2채를 소유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소유한 청담동 소재 건물.
강남구 청담동 소재 건물은 대지 612㎡, 연면적 1342㎡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1층은 매일유업에서 운영하는 커피점 폴바셋이 입점해 있고, 2~4층은 갤러리에 임대를 주고 있다.

이곳은 매일유업이 2010년 9월 150여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애초에는 외식사업부를 통해 웨딩사업을 하기 위해 매입했으나 외식사업의 부진으로 이 사업이 좌초되면서 현재는 임대를 주고 있다. 최근 시세는 180억원 정도다.

암사동 소재 건물은 2001년 12월 토지 매입 후 2007년 9월 건물을 신축한 곳으로 대지 1207㎡에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연면적이 5603㎡에 이른다.

지상 1층은 매일유업의 계열사인 제로투세븐이 운영하는 유아용품점으로, 2층은 매일유업 관계사의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또 3~6층은 산후조리원으로 임대를 주고 있다. 매일유업에서 임산부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매일아이센터 ’교육장으로도 일부 사용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신규 사업으로 산후조리원을 운영하기 위해 건립했으나 이 역시 사업 추진이 중단되면서 일부 층만 사용하게 된 것이다. 이 건물의 최근 시세는 110여억원 정도다. 결국 매일유업이 추진해 온 부실한 신규 사업에 대한 결과물이 두 채의 건물로 남았다.

그동안 우유와 분유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매일유업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외식사업과 건강기능식품, 카레 등 가공식품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해 왔으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산후조리원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물 매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충분한 사업성 검증을 마친 후에나 추진하게 되는데 신규 사업을 하면서 먼저 건물부터 산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부실 투자 논란이 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강남에 건물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매일유업이 생산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 등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옥도 없이 지낸다고 강조해 온 변명도 궁색하게 됐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영유아 관련 사업과 외식사업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건물을 샀다가 사업이 중단되면서 임대를 주고 있는 것이 맞다”라며 “하지만 언제든지 신규사업에 대한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