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돋보기)증권주 "힘들어? 이제 시작인데"

by이정훈 기자
2008.08.22 10:32:27

실적 갈수록 악화…"앞으로가 더 걱정"
투자에 신중해야…제한적 접근 필요할 듯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증권업종지수와 코스피지수는 통상 같은 궤적을 그리며 움직인다. 증권업 자체가 시장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두 지수를 비교해보면 증권업종지수의 하락세가 완연하다. 불과 한 달전 3000선에 근접하던 증권업지수는 260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닷새째 급락세다.

▲ 증권업종지수와 코스피지수 추이


 
 
 
 
 
 
 
 
 
 
 
 
 
 
 
이같은 증권주의 약세는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장 하락과 거래 침체에서 비롯된 것이다.

1분기(4~6월)중 국내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6%나 줄었다.

이쯤 되면 더 나빠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국내 대표급인 삼성증권(016360)과 미래에셋증권(037620)의 7월 순이익은 각각 전년동월대비 85.4%, 67.6% 줄었다. 다른 증권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UBS증권은 "한국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시장상황과 침체된 거래로 볼 때 증권사들의 이익 압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신설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들면서 증권업의 마진 자체가 줄어들고 있고, 펀드 판매수수료 감소, CMA 조달비용 증가, 상품운용수익 감소 등 영업환경이 최악이다.



맥쿼리증권은 "기존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과 신설 증권사 진입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이는 결국 증권사들의 이익기반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 영업의 근간이 되는 시장여건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BS는 "12개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700선으로 하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일평균 거래량 전망치도 내년에 7조2000억원에서 6조5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수급 상황도 만만치 않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개인과 기관이 슬슬 저가 매수에 참여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증권주 매도세는 뜸해질 기미가 없다.

▲ 투자주체별 증권주 매매동향
이렇게 되자 UBS는 "최근 하락으로 저렴해진 증권주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맥쿼리 역시 "증권주가 많이 하락하면서 반등시도는 있겠지만, 그런 반등 자체가 지속되긴 어렵다"며 우량한 일부 증권주에만 제한적으로 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증권주 투자에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경제성장 사이클이 성숙되면서 금융시장 지형이 바뀌고 있고 자본시장통합법 등 규제 완화로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길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맥쿼리의 언급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1년이상 투자를 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어있다. 그 때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