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PO시장 회생조짐

by강종구 기자
2002.09.11 10:18:35

[edaily 강종구기자] 올해들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미국 기업공개(IPO)시장이 바닥을 치고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11일 전했다.

미국 IPO시장은 지난 여름 기업공개를 추진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바닥까지 떨어졌다. 8월 중순이후 기업공개 건수가 한 건도 없을 정도.

그러나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기업공개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다음주 헬스케어회사인 리포사이언스의 8000만달러규모 기업공개을 앞두고 시장은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뿐만 아니라 9월 마지막주에는 13건의 기업공개가 대기하고 있어 월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살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의 기업공개 건수가 단 3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세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은행들에게는 4분기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닝노츠닷컴의 벤 홀메즈 사장은 "투자은행 영업맨들은 4분기가 올해 보너스를 챙길 기회"라며 "반드시 실적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딜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를 통해 신규상장한 기업의 수는 59개사로 10년래 최저수준이며 기업공개규모는 1995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우량기업들이 대거 기업공개시장에 나오면서 시장의 질적수준은 높아져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르네상스캐피탈의 IPO애널리스트 멜라니 하세는 9.11테러 1주기가 지나가면 IPO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유난히 12월에 IPO가 집중됐다"며 "올해도 지난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으로는 카지노업체인 윈 리조트가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카지노리조트 건설에 필요한 24억달러중 4억달러를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도 1억5000만달러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국 거래소중 처음으로 실시하는 기업공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