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CT 수요 회복…팹리스 등 정부 금융 지원 시급”

by김은경 기자
2023.06.16 09:35:00

무협,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 개최
ICT 품목 비중 높은 국가 수출 감소 추세
“팹리스, 중국 대체 시장 확보 지원 필요”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올 하반기부터 우리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의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ICT 산업 분야별 애로사항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미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제1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수출기업의 현장 애로 파악을 위해 마련됐다. 정만기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수출은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13%를 기록하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특히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이 좋지 않다”고 언급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 타워에서 열린 ‘제1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이어 “모바일, 컴퓨터, 태블릿 등 ICT 품목에 대한 소비 둔화로 반도체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며 “우리나라의 대(對) 미국, 유럽 등으로의 주요 수출 품목에는 비(非) ICT 품목도 상당히 포함돼 해당 지역으로의 수출이 양호하나, 반도체 등 ICT 품목 비중이 높은 중국, 베트남 등으로의 우리 수출은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각국 수출의 경우 ICT 품목 비중이 크게 높지 않은 미국(10%), 독일(9%), 유럽(3~5%)은 증가했으나 반도체와 ICT 품목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 일본, 베트남 등의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대면 사회 복귀로 인해 ICT 중심의 수출 국가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진 업종별 토론에서 김정인 코아시아 부사장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이 새로운 칩개발은 막대한 금융 문제로 인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팹리스는 새로운 칩 하나 개발을 위해 통상 약 5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나, 신규 팹리스들이 이러한 금융을 조달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총비용 중 타 기관들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하는 비용이 약 48%를 차지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정부나 금융기관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정균 와이즈넛이사는 “검색엔진 분야는 DB가 쌓이면서 적용 가능한 분야가 다양해져 발전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면서 “데이터 산업에선 우수한 개발자, 엔지니어 등의 인력풀이 중요하나 우리는 부족하므로 해외 정보기술(IT)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윤나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양윤나 팀장은 “시스템통합(SI) 분야 대기업들의 국내 공공 시장 참여 제한으로 인해 국내 레퍼런스 축적 기회가 없어지면서 국내 레퍼런스를 요구하는 해외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기업들이 국내 공공시장에서 레퍼런스를 축적해갈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SI분야 수출을 확대하는 길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형우 메가존 클라우드 실장도 자신의 회사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했으나, 이후 대기업에 대한 국내 공공시장 참여 제한으로 인해 기존에 시행하던 SI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오정택 팹리스산업협회 전문위원은 “TSMC, 인텔 등은 최근 독일 등 유럽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유럽 진출과 특히 정부의 이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팹리스의 해외 전략 거점 구축에 대한 대규모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무협은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애로에 대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마련해 산업부, 과기부, 중기부 등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향후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는 △미래 자동차(6월 22일) △미래 기술(6월 28일) △서비스(7월 5일) 순차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