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델타 바이러스 퍼지지만, 테이퍼링 지연 가능성 작다"-KB

by고준혁 기자
2021.08.26 09:02:38

"테이퍼링 조건 2개, 물가 충족 및 고용은 호조 나타나는 중"
"공화당 주지사들, 경제활동 제약 소극적에 실업률 평균 하회"
"신규 검사자수 반락, 신규 백신 접종자수는 증가 중"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지연시킬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강경 매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테이퍼링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번 주 코스피를 포함한 신흥국 시장의 상승 반전 흐름의 명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테이퍼링 선언이 올해 안에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크며, 애초 예상인 9월에서 11월로 지연될 일도 확률이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내세운 테이퍼링의 조건 중 물가는 이미 충족한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경제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테이퍼링이 지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9월 초 확인되는 8월 고용이 호조를 보인다면 9월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공식화, 11~12월 자산 매입을 축소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사실상 경제에 주는 타격이 미미하다는 판단도 테이퍼링이 늦춰지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의 비중이 98.8%까지 높아지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재차 증가 중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15만명을 상회하면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뿐 아니라 병원에 입원한 중증 환자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플로리다의 실업률은 5.1%(7월)로 미국 전체 실업률(5.4%)보다 낮은 모습”이라며 “미국 전체적으로 주지사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인 주들의 확진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가운데, 공화당이 주지사인 주들의 실업률 평균은 4.3%로 민주당이 주지사인 주들의 평균 실업률(5.9%)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화당 주지사들은 민주당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제약에 소극적인데, 이로 인해 경제활동이 활발하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은 또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부담이지만,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델타 변이는 잠복기간 이후 콧물,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는 일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중증이 돼야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7월 이후 증가하던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검사자수는 최근 반락, 향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진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규 백신 접종자수가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