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어깨 통증에 팔까지 저린데… '목 디스크'

by이순용 기자
2019.09.10 08:38:5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회사원 정 씨(38)는 최근 어깨가 결리고 아파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특별히 무리하게 어깨운동을 하거나 움직인 적이 없는데 가만히 있어도 어깨와 팔이 아프면서 저렸다. 그런데 병원을 찾은 정 씨는 ‘목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어깨에 문제가 생겼을 거라 생각하고 있던 정 씨는 목이 문제였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목에 문제가 있는데 왜 어깨와 팔이 아픈 걸까?

목과 어깨는 근육과 힘줄, 신경, 혈관 등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목에 문제가 생겨도 목 통증 없이 어깨나 팔이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척추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도 원인과 질환이 다른 경우가 많다. 정 씨와 같이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목 디스크였듯, 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허리 질환으로 진단 받는 일도 흔하다.

경추(목뼈) 추간판탈출증이라고도 불리는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 사이로 내부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근이나 척수를 누르는 질환이다. 스펀지처럼 목뼈 사이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돌출되면 목이나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해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목은 7개의 경추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느 위치에 있는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통증 부위가 다르게 나타난다. 정 씨와 같이 장시간 컴퓨터 사용을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목의 균형이 쉽게 깨질 수 있고, 목 주변의 신경이 서서히 눌려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구나 고개를 숙인 자세로 수시로 들여다보는 스마트폰 사용에 우리의 목은 쉴 틈이 없다.



목 디스크 초기나 증상이 경미한 경우라면 자세 교정과 약물, 운동, 물리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여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6주 이상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교통사고와 같은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경추 질환은 평소 생활 자세와 인과관계가 깊다. 따라서 생활 속 ‘바른 자세, 바른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 모니터를 향해 목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는 피하고 턱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듯 반듯한 자세를 유지한다. 또, 한 시간에 한 번씩은 휴식을 취하며 손으로 머리를 잡고 좌우, 전후로 밀어주는 등 목을 풀어주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화면을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이학선 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