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빛낼 유망스타트업]호텔·지역축제 예약…암호화폐 '하이콘'으로 결제하세요
by이재운 기자
2019.01.08 08:14:56
''하이콘'' 플랫폼 개발해 상용화한 글로스퍼
기존 개방형-폐쇄형 경계 허물고 한계 극복
한국-일본 등 30개국으로 서비스 지역 확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블록체인의 ‘경계’를 허무는 새해를 만들 겁니다. 기존의 한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내겠습니다.”
블록체인은 보안성·익명성이 높다는 이유로 각광받았고, 암호화폐는 기존 법정화폐가 갖는 국경간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호평을 받았지만, 실생활에서 막상 활용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글로스퍼는 차근차근 상용화 실적을 쌓아올렸고, 새해에는 경계를 허무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실용성을 입증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017년 창업한 글로스퍼가 이름을 크게 알린 계기는 지난해 등장한 지역화폐 ‘노원(NW)’ 코인이다. 서울 노원구가 지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폐쇄형(프라이빗)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으로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이를 수행할 사업자로 글로스퍼를 선정했고, 이렇게 세계 최초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공식 지역화폐가 등장했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는 “(노원 코인 성공 이후)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며 “지역화폐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형태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글로스퍼는 뒤이어 공개형(퍼블릭) 블록체인인 ‘하이콘’(HYCON) 프로젝트를 시작, 자체 메인넷(구동 플랫폼)을 만들어 선보이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해 3월에는 영국 프로축구 1부리그인 프리미어리그 소속 허더스필드 홈 경기장에 하이콘 배너광고를 게재하고, 이 광고료를 하이콘 암호화폐로 지급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유럽 최대 IT콘퍼런스인 파이오니어스 페스티벌에 연사로 참가해 노원코인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현지업체인 미디어어드벤트와 합작 형태로 ‘글로스퍼재팬’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열심이다.
이 밖에도 글로스퍼는 서울 영등포구에 블록체인 기반 제안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주관한 ‘2018년 반부패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자체가 실시하는 평가 절차에서 위·변조를 방지해 입찰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발주부서의 행정절차도 간소화할 수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새해에는 지난달 말에 내놓은 ‘하이콘페이’(HYCONPAY)를 본격 확대하는데 주력한다. 하이콘페이는 하이콘 암호화폐를 이용해 실제 지불·결제를 진행하는 핀테크 플랫폼이다. 첫 가맹점으로 경기 가평의 ‘오버더마운틴 호텔’이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이 첫 가맹점이 하이콘페이의 나아갈 방향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행보라는 설명이다.
|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린 블록체인 해커톤 ‘하이콘핵스(HYCONHACKS)’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글로스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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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암호화폐가 흔히 ‘사용할 공간이 없어서 효용이 없다’고 하는데, 일반 유통매장에서는 기존 화폐가 더 사용이 편하니 당연한 것”이라며 “숙박업소나 테마파크처럼 관광과 관련된 가맹점이 주요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호텔이나 놀이공원, 지역 축제장의 경우 내부에서 일정한 규칙을 통해 소비가 이뤄지는 특성이 있고, 사전에 예약하는 경우도 많아 암호화폐 사용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 안에 한국과 일본 등 30개국에서 하이콘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일본의 지역 축제 준비위원회 등에서 조기예약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행의 행태도 패키지 중심에서 개인 자유여행 위주로 바뀌고 있어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현재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경계를 허물어 블록체인의 범용성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가령 프라이빗 형태로 운영하는 각 지역별 지역화폐를,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에서 통합하거나 변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이콘 기반의 다양한 응용서비스(dApp) 행보도 본격화한다. 하이콘페이를 비롯해 음악(업뮤직), 게임 플랫폼(하이콘고) 정식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도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국내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초반에는 암울하고, 그 ‘초반’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알 수 없다”면서도 “모두가 ‘꿈에서 깨어난’ 상태가 됐으니, 새해에는 업계가 먼저 실제 활용 가능한 산출물을 보여주고 규제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