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시장 지각변동 예고..동부·현대제철 '뒷걸음'
by정태선 기자
2014.07.28 09:13:03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포화상태인 국내 컬러강판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국내 생산량 2위인 동부제철과 4위인 현대제철이 각각 사업철수나 설비매각을 추진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27일 업계 따르면 컬러강판을 주력 생산하는 동부제철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가운데 현대제철(004020)도 당진 1냉연공장의 CCL(착색도장설비) 라인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25일 열린 현대제철 기업설명회에서 회사 측은 “CCL은 현재 원매자를 찾고 있으며 해외 매각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9월 현대하이스코가 가동을 시작한 CCL은 연간 10만t을 생산하고 있으며 1600mm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지난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을 합병 이후 당진 CCL의 재가동을 전면 재검토했지만 이른 시일 내 컬러강판 시장이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매각을 결정했다.
동부제철(016380)은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인수를 포기, 매각이 지연되고 있지만 채권자인 산업은행의 매각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동부 인천공장은 현재 냉연강판 70만t(자가소비), 아연도금강판 65만t, 컬러강판 43만t, 석도강판 18만t 등 196만t의 판재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컬러강판은 인천공장에서만 생산하고, 당진에서 생산하지 않는 한 사실상 동부제철은 컬러강판 사업에서 철수하는 셈이다.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외 컬러강판시장을 고려하면 매각작업이 평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를 검토했다가 물러난 이유도 컬라강판을 생산하는 자회사 포스코강판과 합병 시너지를 고려했지만, 이익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컬러강판시장에서 3위 업체인 포스코강판이 2위 업체인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시장 수성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두 회사 간 합병이 주는 효과가 재무적 부담에 비해 크지 않다고 결론내고 과감히 인수를 포기했다.
비슷한 이유로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의 바오산, 우한, 안산, 수도, 샤오걍그룹과 대만의 차이나스틸도 등을 돌린 상황이다.
국내 컬러강판 생산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이 연간 63만t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연간 43만t의 동부제철이 뒤를 잇고 있다. 3위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37만t), 4위는 현대제철(32만t)이다. 여기에 최근 저가의 중국산 컬러강판까지 늘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컬러강판 누적 수입량은 18만729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0% 증가했고 이 중 중국산이 98%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