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광옥 이마트 부사장 "올 자체브랜드 매출 1조7천억"

by유용무 기자
2008.08.05 10:04:13

하광옥 상품본부장 인터뷰
"내년 PL 매출 비중 23% 예상"
"`이마트` 이름 걸고 만든 제품..품질만큼 최고자신"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한국형 PL(Private Label, 자사브랜드)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난해 10월, 신세계(004170) 이마트는 국내 유통업계에 `가격 혁명`이란 화두를 던졌다. 이른바 자사브랜드(PL 혹은 PB) 제품 강화를 통해서다. 그 시도는 업계의 빅뱅으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롯데마트 등은 PB 상품을 재조정하는가 하면, 품목 확대 및 가격 인하 등에 속속 가세하기 시작했다.

하광옥 신세계 이마트 부사장(상품본부장)은 `이마트發 가격혁명`의 정중앙에 있었던 주인공이다. 그는 이마트의 PL 제품 개발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야전사령관`이기도 하다.

현재 이마트가 내놓은 PL 상품가지 수는 무려 4000여개에 이른다.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없는 게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위상 역시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매출 1조원을 넘는 어엿한 사업부문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특히 작년 12월엔 PL 개발과 해외소싱만을 전담하는 `상품개발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그만큼 PL 개발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신세계의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하 부사장은 일성(一聲)으로 올해 이마트 PL 매출과 향후 목표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올해 PL 매출만 아마 1조6000억~7000억원은 될 겁니다. 이는 이마트 전체 매출의 18~19%대에 이르는 수치죠. 내년엔 올해보다 조금 늘어난 23%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마트 PL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사실 PL 제품은 유통업체 입장에서 `계륵(鷄肋)`이나 마찬가지다. 제품에 하자가 생기면 당장 그 책임이 유통업체 본인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개 유통업체들은 PL 개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하 부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PL이 곧 경쟁력`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PL 강화는 전세계적으로 대세입니다.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PL의 강화는 무엇보다 고객 유인효과를 가져옵니다. 상품이 차별화되다보니 고객이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 품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제공하다보니 가격 경쟁력 또한 배가됩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마진을 줄일 수 있게 돼 수익을 낼 수 있어 좋죠. 1석3조라고 할까요.(웃음)"



그는 그러면서 PL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PL하면 가장 먼저 값은 싼데 품질을 못 믿겠다는 얘기를 먼저하십니다. 하지만 품질을 자신하지 못하면 상품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아직도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그의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브랜드 제품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제조업체 책임이지만, PL은 다릅니다. 잘못된 제품의 책임은 우리에게 돌아오죠. 이런 이유 때문에 소홀히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이름을 걸고 하는만큼 품질은 정말 자신합니다."

그렇다면 하광옥 부사장이 꼽는 이마트 PL 히트제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주저없이 생수(봉평샘물), 라면(맛승부 라면), 콜라(이마트콜라)를 꼽았다.

특히 그는 봉평샘물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사실 제주 삼다수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타 할인점에서의 점유율이 보통 60%에 이르죠. 하지만 이마트에선 다릅니다. 봉평샘물(30% 후반)과 박빙이죠. 가격은 2/3 수준이지만 물 맛은 더 뒤쳐지지 않습니다. 현재 PL제품 중 부동의 1위입니다."

내친김에 롯데마트, 홈플러스 PL제품에 대한 평가도 부탁했다. 조금 멈칫하던 그는 롯데마트에 대해 "PL 제품의 양적 확대에 있어선 아마 업계 최고일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이 만들어내다보니 품질이 떨어지죠. 그로 인해 쉽게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죠."

홈플러스에 대해선 본사인 영국 테스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테스코의 PL 노하우가 워낙 있다보니 제품의 품질이나 구성 모두 나무랄데가 없죠. 다만 지나치게 테스코의 지원을 기대하다보니 한국인들의 정서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하광옥 부사장은 그 얘기 끝에 이마트 PL의 방향성에 대한 언급을 했다. "이마트는 대한민국 할인점의 자존심 아닙니까. PL도 그렇습니다. 우리 한국인의 정서와 취향 등에 맞는 한국형 PL을 만들겁니다. 앞으로 좀 더 노력해야겠죠."
 
대한민국 1등 대형마트 신세계 이마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