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코로나19 검사 거절당한 중국인 베이징서 확진

by신정은 기자
2020.03.15 11:25:30

미국서 확진자와 함께 회의 참석…39도 발열
"현지 병원 갔지만 검사 요청 3번 거절"
가족과 베이징행 비행기 올라…맨뒷자리 격리

15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간) 기준 전세계 코로나19 발병 현황. 사진=텅쉰(텐센트)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 코로나19 역유입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핵산검사를 3번이나 거절당하고 자국으로 돌아온 중국인이 화제다.

15일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지난 13일 미국에서 입국한 중국인 리(黎) 모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장기체류 중인 중국인 여성 리 모씨는 지난달 26~27일 한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참석자 중 한 명이 이후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리 모 씨는 지난 1일 저녁 체온이 39도까지 올라가고 기침과 콧물 등 증상을 보였다. 이에 3일 현지 병원을 찾았고,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치료제인 오셀타미비르를 처방받았다.

리 모씨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5일과 10일에 같은 병원에서 진료 받았지만 흉부 엑스레이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11일 다시 같은 병원을 찾은 리 씨는 흉부 엑스레이에서 폐렴이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리 모 씨를 입원 조치하지 않았다. 그는 3번이나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리 모 씨는 결국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12일 새벽 1시(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에어차이나 항공기에 올랐다.

리 모 씨는 착륙 1시간 후 저혈당증세를 밝혔고, 기내에서 한 승무원은 그를 가장 마지막 줄로 이동시키고 커튼으로 다른 승객과 격리했다.

중국해관은 13일 베이징에 도착한 이들 가족을 구급차에 태워 거점 병원으로 이송했다. 리 모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남편과 아들은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 확진자와 접촉한 59명은 현재 관찰 중이다.

팡싱훠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해외 거주 중인 중국인이 이상 증상을 보일 때 현지 병원에서 즉시 진료를 받거나 자택에서 관찰할 것을 당부하면서 장기 비행은 타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전세계 100개국가에 확산됐다”며 “가까운 시일내 전염병이 있는 국가나 지역으로 여행을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