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염지현 기자
2014.08.06 09:16:27
알리안스부츠 나머지 지분 인수는 성사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최대 약국 체인인 월그린이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본사를 해외로 옮겨 법인세를 절감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그러나 영국의 대표 약국업체 알리안스부츠의 55% 지분 인수는 계획대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월그린이 알리안스부츠의 나머지 지분을 60억파운드(약 10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은 6일쯤 성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본사 이전 계획은 철수하기로 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그린은 지난 2012년 67억달러를 주고 알리안스부츠 지분 45%를 취득한 바 있다. 당시 월그린은 일단 지분 45%만 취득하지만 2015년 2월까지 나머지 지분을 다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관계자는 월그린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게 되면 미국 정부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을 우려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월그린의 주식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대비 4.2% 하락한 주당 69.12달러를 기록하기로 했다.
특히 월그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해외 인수합병(M&A)를 추진하고 본사를 이전하는 편법 행위에 상당히 민감한 상황이라 역풍을 맞을 것을 두려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 기업들이 편법적인 M&A를 막기 위해서는 의회에서의 입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은 만큼 정부차원에서 부분적인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FT는 미국 제약회사인 애브비와 밀란이 거액을 들여 유럽 제약사 인수에 나서는 등 유독 제약업계에서 이같은 절세용 M&A를 많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