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민정 기자
2014.04.23 09:03:32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시신이 바뀐데 이어 수습된 시신의 인상착의까지 잘못 제공되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다.
22일 오전 2시 진도실내체육관 DNA상담실에서는 해경이 시신의 인상착의 공지를 무성의하게 전달해 정보가 잘못 전달됐고, 가족인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 소동이 빚어졌다.
해경은 현재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을 가족들이 찾을 수 있도록 체육관 내 대형모니터와 게시판을 통해 인상착의 공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인상착의가 엉터리로 작성되면서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마저 가족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해경이 발표한 사망자번호 91번 남학생은 곱슬머리 단발에 검은색 운동복 하의를 착용한 것으로 돼 있다.
반면 시신을 확인한 가족들은 곱슬머리는 맞지만 귀가 훤히 보일만큼 머리카락의 길이가 짧았고, 검정색이 아닌 청색의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해당 학생의 아버지는 “상식적으로 남학생이 곱슬머리로 단발을 할 만큼 머리를 길게 기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청색의 운동복을 검정색으로 공지해 놓고도 여태껏 단 한 번의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나야 어렵게라도 아들을 찾았지만 여기 남은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게 자기 자식들을 찾을 수 있겠냐”며 “이런 상황에도 실종자 가족들의 타는 가슴을 뒤로 한 채 마지못해 자리만 지키고 있는 관계자들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DNA상담실의 해경 관계자는 이 일에 대해 “명백한 실수이고 잘못”이라며 가족들을 향해 거듭 사과했다.
앞서 지난 17일과 22일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 2명의 시신이 다른 부모들에게 인계되며 유가족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