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지현 기자
2013.05.29 09:55:15
원안위 수출 원전 모델인 신고리 3·4호기 점검에 신중
윤상직 산업부 장관 UAE 원전 기공식 참석..현장살펴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신고리 1·2호기와 월성 1·2호기에 불량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내 원전 수출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사태 확산을 경계하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우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200억달러 규모의 원전 4기를 UAE에 수출했다. 공교롭게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자로 부품의 성적서 위조 사례를 발표한 28일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UAE 아부다비 바라카(Barakah) 원전 2호기 착공식에 참가하는 날이다.
윤 장관은 그러나 이날 새벽 1시 UAE 출국직전 이같은 사실을 보고 받고도 예정대로 출장길에 올랐다. 국내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도록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며 예정된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바라카 원전이 준공되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UAE의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성공적 건설을 통해 양국 관계가 100년에 걸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이 아무 일 없는 듯 착공식에 참석했지만 이번 사태는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작에 연루된 신고리 3·4호기는 UAE에 수출한 원전과 같은 APR 1400 모델이기 때문이다.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UAE에는 국산이 아닌 외국산 케이블이 들어간다”며 “UAE 수출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원안위는 “추가조사 후 안전성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는 시험 조건과 결과가 모두 조작됐다는 의미이고 신고리 3·4호기는 테스트 조건에서 오차 범위를 넘었는데 결과는 통과한 것으로 나왔다”며 “신고리 3·4호기에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UAE 원전과 같은 모델인 신고리 3·4호기도 위조 성적서 때문에 가동 중단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는 20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원전건설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한국은 지난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면 현재 원전 후보지 검토 등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