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지지세력 저항 여전..트리폴리 곳곳 교전

by김기훈 기자
2011.08.25 09:32:51

트리폴리 시내 곳곳서 카다피군 등장
카다피 측근들 이탈도 이어져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가 반정부군에 함락되며 사실상 리비아 내전이 끝났다는 평가가 내려졌지만 아직 트리폴리 시내와 일부 지역에서는 반군과 카다피 친위세력 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카다피가 이미 트리폴리를 빠져나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는 가운데 카다피군은 `대장`의 행방조차 모르면서도 마지막까지 필사적인 저항을 벌이는 모습이다.

로이터와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반군이 카다피의 본거지인 트리폴리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장악한 다음 날인 24일(현지시간) 트리폴리 시내 곳곳에서는 산발적인 교전이 벌어졌다. 알-아지지야 요새에 카다피군이 다시 등장했으며, 외신 기자들이 묵고 있는 릭소스 호텔 근처에는 카다피군이 발사한 포탄이 떨어졌다. 요새 인근 교도소에서는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밖에 트리폴리 남부와 중부, 동부 지역 등 지방에서도 반군과 카다피군이 대치, 서로 총부리를 겨눴다. 전략적 요충지인 미스라타와 즈와라 등에서는 카다피 지지세력이 박격포와 탱크 등 중화기를 동원해 반군을 공격했다.

이런 가운데 대세가 이미 기울어졌다고 판단한 카다피 측 인사의 이탈도 나타나고 있다. 카다피 정권의 압둘 아티 알-오베이디 외교장관은 영국 한 TV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리비아 내전은 사실상 끝났다며 본인이 지휘자라면 카다피 군에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또 카다피 측 정보기관의 2인자로 알려진 칼리파 모하메드 대령도 반군에 투항했다.

한편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는 본부를 동부 벵가지에서 트리폴리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트리폴리 내의 치안을 최대한 빨리 확보한 뒤 본격적인 국가 재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