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8.12.09 10:02:03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를 상대로 한 공개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집값 하락을 우려해 가능한 `조용히` 처리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입주민들이 민원 해결을 위해 대형 현수막을 내걸거나 본사 앞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소송을 추진하는 일도 다반사라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중견 건설사인 W사는 최근 대구시 수성구에 분양한 아파트 계약자들의 실력행사로 곤욕을 치렀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최근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져 깡통아파트로 전락했다`며 W사가 이에 대해 보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형 건설사인 P사도 광진구 자양동에 공급한 주상복합 입주민들의 민원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 아파트 외벽에는 P사와 시행사를 비난하는 대형 현수막이 대거 내걸렸다.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 관계자는 "회사측이 분양 당시 지하 상가에 입주민을 위한 종합스포츠센터를 설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할인점에 분양했다"면서 "입주민이 만족할 수준으로 원상복구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P사는 "시행사와 할인점 사이에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회사 이름과 단지가 자꾸 거론돼,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인 A사 고객센터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좋을 때는 집값 하락을 우려해 쉬쉬하면서 민원을 제기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집값이 떨어진 상황에선 입주자들이 공개적으로 민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