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부동산)"차라리 현금이 낫다"

by박성호 기자
2008.07.09 09:39:59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박원갑 소장] 집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데다 대출금리가 올라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요가 바짝 마른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실물자산인 부동산을 보유하는 게 낫지만 스태그플레이션 하에서는 집값도 떨어지기 때문에 보유만이 능사가 아니다. 특히 대출을 안고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당장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깊다.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전문가들의 해법을 싣는다.(편집자)

고유가로 물가가 급등하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침체→소득감소→구매력 약화→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집값과 반비례 관계인 시중 금리까지 급상승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스태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대비해 리스크를 낮추는 안전투자가 필요하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첫째,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방어적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재산을 무리하게 불리기보다는 '자산가치의 보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추가 가격 하락에 대비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난다는 확실한 신호가 있기 전까지는 신규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부동산에 섣불리 투자할 바에야 현금을 들고 있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둘째, 환금성과 유동성 위주로 부동산을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급할 때 팔기 쉬운 부동산을 고르라는 것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틈새 상품보다는 주류(메인 스트림)상품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주류 상품은 시장 참여자가 많고 거래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불황에 강하다. 하지만 수요기반이 취약한 틈새상품은 시장이 경색될 경우 아예 거래가 장기간 두절되는 등 불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역은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보다는 서울이나 인구 50만 이상의 수도권 시 단위로 압축하는 것이 좋다. 이왕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고르려면 학군, 교통, 편의시설 등 3박자를 갖춘 곳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출퇴근이 편리해 고유가 시대에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도심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셋째,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상품만 골라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타날 경우 실질소득 감소를 견디지 못한 일부 급매물이 나와 가격을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더라도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2년부터 시작된 대세상승 사이클을 지나 이미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리스크를 낮추려면 무조건 싸게 사야 한다. 즉 매입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금리 착시현상에서 빨리 벗어나라는 것이다. 부동산 대호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런 ‘좋았던 시절’은 가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투자비용이 커져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 잣대도 고금리에 맞춰야 한다.

요즘 상가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품들이 많다. 임대료에 비해 가격이 너무 부풀려져 있어 금리가 오르면 하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즘 같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옥석을 가리는 안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