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살리려 뛰어간 버스기사…‘영웅’으로 불린 인물이었다
by강소영 기자
2023.09.01 09:09:05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 버스기사가 운행 중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목격하고 반대편 차선으로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목숨을 구한 사연이 공개되면서 그가 과거에도 이미 주변에서 ‘영웅’으로 불릴 만큼 선행을 해왔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 지난달 28일 세종 보람동 BRT 승강장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에 심페소생술을 하는 김 씨의 모습. (사진=SBS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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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복수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 57분쯤 세종 보람동 BRT 승강장 근처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60대 여성이 다른 버스에 치여 머리를 크게 다쳤다.
당시 세종도시교통공사 소속 버스 기사 김영우 씨(53)는 맞은 편 도로에서 B5 BRT 버스를 운행하다가 이 여성의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김 씨는 다급히 버스를 세워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여성에게 뛰어갔다.
김 씨가 갔을 때 이 여성은 피를 흘린 채 의식 없이 쓰러져 있었고 맥박이 뛰지 않는 상태였다고.
김 씨는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고 발바닥도 주물렀다. 3분여 지난 시점, 이 여성은 기침을 하며 의식을 되찾았고 그 사이 버스 승객은 119에 신고했다.
여성의 의식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김 씨는 다시 버스로 돌아가 자리에 앉았다.
김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저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엔 안 들었다”며 “환자 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내 임무는 여기까지’라는 생각으로 바로 다시 내 본업을 하러 간 것뿐”이라고 밝혔다.
| 최윤묵 서창산업 대표(왼쪽)와 김영우 세종도시교통공사 사원(오른쪽)이 1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011월 직원 소통의 날’ 행사에서 이춘희 시장으로부터 제9회 세종시민대상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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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김 씨는 이미 주변에서 ‘영웅’으로 불릴 만큼 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거나 절도범 등을 잡는 등 선행을 해 온 인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지난 2018년 전복된 승용차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운전자를 구했으며, 2019년에는 대전 한 백화점에서 손님 가방을 훔쳐 달아나던 도둑을 킥보드로 추격해 붙잡았다. 2020년에는 버스 운전 중 충돌사고를 목격하고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전 제9회 세종시민대상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김 씨는 “심폐소생술을 할 때마다 늘 마음속으로 ‘이 사람이 제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며 “의식을 회복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다른 선한 영향력을 퍼뜨려주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