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웅 기자
2010.12.05 19:46:11
佛 나티시스 은행 100% 손자회사..M&A 구조화 금융 전문
2002년부터 자금 급한 기업에 접근..옵션통해 수익 '극대화'
업계 "네스젠 개입 의혹 현대그룹이 풀어야"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1.2조원의 출처로 지목되고 있는 넥스젠캐피탈은 이번 논란의 중심인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100% 손자회사다.
지난달 19일 현대증권 노조가 처음으로 "이번 자금의 뒤에는 넥스젠캐피탈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은 이후 넥스젠캐피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지만 실체를 알 수 없어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었다.
그러나 5일 현대그룹이 채권단에게 제출한 대출확인서의 서명 주체가 넥스젠캐피탈 소속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자금 논란의 중심에 넥스젠캐피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넥스젠캐피탈은 나티시스 은행의 자회사 중 인수합병과 관련한 구조화 금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다. 넥스젠캐피탈은 유럽과 아시아지역 시장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장외파생상품 전문 운용사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손자회사다.
이미 지난 2006년 현대상선(011200) 자사주 620만주를 보유한 현대그룹의 우호세력으로, 당시 넥스젠은 주식 매입대금에 대한 이자비용과 5년 뒤 주식을 처분해 생기는 이익의 20%를 현대그룹에서 받기로 한 '주식 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주가 하락시 현대그룹이 그 손실을 메워주기로 한 조건도 담겨 있었다.
넥스젠캐피탈은 현대그룹 뿐만 아니라 그동안 많은 국내기업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공통점은 손실은 상대방이 전액 보존해주는 안전한 조건의 '에쿼티 스왑(Equity Swap)'을 통해 넥스젠은 손실을 전혀 보지 않는 고도로 구조화된 계약을 주로 진행해 왔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이번 논란에 있어 가장 핵심이다. 넥스젠캐피탈의 그간의 행태로 짐작컨대 이번 건도 그와 같은 고도의 정교한 기법으로 설계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결국엔 현대그룹이 모든 손실을 떠안고 가야 하는 구조로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여기에 수차례에 걸친 채권단과 시장, 언론 등의 자금출처를 밝히라는 요구에도 현대그룹이 끝내 입을 다물었던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넥스젠캐피탈은 특히 자금이 긴급히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또 외국계 자본이라는 후광을 이용해 외국인이 대규모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착각해 주가가 급등케 한 후 주식을 대리 매각해 단기차익을 실현하는 구조의 금융기법을 사용해왔다.
지난 2002년 넥스젠은 93억 원의 전환사채 청구권을 행사, 한글과컴퓨터의 새로운 최대주주(8.62%)로 올라섰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된 지 한달 만에 보유한 전환주식을 전량 매각해 초단기차익을 실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