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S전망)통화정책 변화 필요하나 신중할 것

by정명수 기자
2002.04.08 10:55:09

[edaily 정명수기자] BoMS그룹의 장태민 동양증권 차장은 “금리인상 시기보다는 강도를 결정지을 변수에 주목해야한다”며 “하반기 인플레의 불확실성은 해외요인보다는 국내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장 차장은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콜금리 인상 등 2분기중 통화정책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에 신중할 것”이라며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은 채권수익률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1개월간 지표채권 금리는 6.4%-6.7%을 유지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현 수준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하여 금리 밴드 상단에 접근할 경우, 단기 딜링을 전제로 매수를 하더라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장 차장의 보고서 ◇금리인상 시기보다 인상 강도를 결정지을 변수에 주목해야 국내외 경기 회복,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한 자산 거품 우려, 유가 급등 등으로 콜금리 조기 인상 우려가 시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콜금리 조기 인상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한 지 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향후 시장은 콜금리 인상 시기 그 자체 보다는 부동산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회복 강도 등 향후 인플레압력과 금리인상 강도를 결정지을 변수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인플레의 불확실성은 해외요인 보다는 국내요인에서 비롯 현재의 국내외 경제 여건과 통화정책이 유지될 경우,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인플레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세계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총수요 압력 증가 등 외부 요인 보다는 국내적 요인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표적 요인은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가격 급등세로 보인다. 당국이 최근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가계 대출 억제를 위한 몇 가지 조치, 기준시가 인상 등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으나,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일지 아직 불확실하다. 당국의 대책이 효과를 보일지는 동 대책이 작년 이후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이후 주택 가격 급등은 외환 위기 이후 주택공급이 불충분한데 따른 수급 불균형, 낮은 실질금리, 외환위기 이후 가계대출 확대에 따른 가계의 자금 조달 용이성 등이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보여진다. 즉, 가계가 저금리로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주택구입 욕구가 수요로 직결된 가운데, 공급물량 부족까지 겹치게 됨에 따라, 주택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 확장기 후반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이전의 변동 패턴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주택시장 안정 여부는 초과수요 억제 달려 상기 원인중 주택 공급은 택지 공급 부족과 물리적 시간의 한계로 단기내 늘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는 초과 수요를 어떻게 진정시키느냐에 결정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최근 당국이 제시한 시장안정 대책은 투기적 수요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데 효과를 보일지는 모르나, 수요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데 효과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수요 억제를 통해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자금이 가계로 쏠리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가계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통화공급 확대에 따른 총유동성 증가와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기업 대출 축소 경향에서 비롯되었는데, 후자의 경우 가계 대출의 상대적 안정성, 기업자금수요 감소 등 다소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비롯된 것으로 단기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콜금리 인상 등 2분기중 통화정책의 변화가 필요 결국 현재로서는 총유동성 증가세를 억제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여진다. 즉, 금융기관의 대출 패턴이 갑자기 바뀌기를 바라기 어렵기 때문에 유동성 총량을 줄여야 가계로의 자금 집중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과잉 유동성 흡수, 콜금리 인상 등 2분기중 적절한 통화정책의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리 인상에 신중할 듯 2분기중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됨에도 불구하고, 정책 변화에 앞서 여러가지 점을 고려해야 하는 통화 당국이 언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지 그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부동산 가격 급등, 주가 상승세 지속 등으로 자산가격 거품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경제활동 수준은 아직 경기회복 초기 국면 이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작년 수출 부진에 따른 반사적 효과를 고려하면, 수출 회복세가 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도 아직은 완만한 회복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비 2%대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급등의 원인이 수요측면 보다는 중동의 정정 불안에 따른 공급 애로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판단되는데다가, 각국의 정책담당자들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아직 취약하여 유가 급등을 인플레 압력에 대한 부담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조기 인상이 단행될 경우, 이는 과거에 예를 찾아 보기 어려운 선제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선제적 대응에 대한 부담은 통화 당국으로 하여금 금리 인상에 신중을 거듭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 금리 인상을 부정하는 정부와의 정책 협조도 고려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 총재의 발언에서도 신중함을 읽을 수 있어 4월 금통위 이후 한은 총재의 발언에서도 이 같은 신중함을 읽을 수 있다. 경기 회복과 자산가격 거품 가능성, 그에 따른 하반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 표명, 시장에 대한 금리 인상 가능성 경고 등 금리 인상 가능성을 명확하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은 총재의 발언 속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5월이라고 못 박을 만한 단서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 총재의 발언중 Bib-Push를 통한 경제의 안착 이후 부작용에 대한 조치, 자산가격 거품 우려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미시적 방안 강구, 세계경기 회복 몇 개월 추이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 등은 5월 금리인상 가능성 보다는 6월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들이다.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 기반영된 듯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향후 시장 전망에 있어서 금리 인상 시기는 그렇게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시장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기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4월 금통위 이후 한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분명히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폭이 생각 보다 크지 않았던 것은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장기 금리도 추가 급등은 없을 듯 미국 장기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추가적인 금리 급등 가능성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재고 투자를 통한 산업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3월 들어 체인스토어 판매가 전월비 감소세를 보이는 등 소비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기 금리는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여 과도하게 상승한 측면이 없지 않아, 향후 미국 장기 금리는 하방경직성을 보일 수 있겠지만, 급등 가능성 또한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유가도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듯 국제 유가도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만, 금리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 가능성이 높지 않고, 추가적인 유가 급등은 아직도 유약한 세계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이 유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확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은 9.11 테러 이후 더욱 공고해진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아랍권 국가들이 도전하기 어렵고, 역내 국가간 복잡한 이해 관계로 아랍권 전역의 단결을 촉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현 수준에서 큰 변화 없어 이에 따라 향후 1개월내 추가적인 금리상승 가능성은 지표채권 기준으로 20bps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현 수준에서 금리가 큰폭 하락할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하반기 인플레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당국의 대응이 적절한 것인지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수요압력 증가 및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계속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밴드 상한에서 단기딜링 가능, 중기적으로는 금리 위주의 투자 바람직 향후 1개월간 지표채권 금리는 6.4%-6.7%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현 수준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하여 금리 밴드 상단에 접근할 경우, 단기 딜링을 전제로 매수를 하더라도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하반기 인플레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경우, 딜링 관점의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하고, 저평가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